프로배구 남자부 삼성화재의 박상하(35)가 학창 시절 폭력을 저지른 것을 인정하고 은퇴하기로 했다.

삼성화재 박상하가 지난 5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모습./허상욱 스포츠조선 기자

삼성화재는 22일 “박상하가 학창 시절 두 차례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오늘 구단 측에 은퇴 의사를 밝혀와 이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며 “피해자와 가족분들, 모든 배구팬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박상하는 “중학교 시절 친구를 때렸고, 고등학교 시절 숙소에서 후배를 때린 사실이 있다”며 “운동선수 이전에 한 명의 성인으로서, 최근 불거지는 스포츠계 학교폭력 논란을 지켜보며 계속해서 마음이 무거웠다. 중·고교 시절 저로 인해 상처를 받으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뿐이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린 것에 대한 저의 책임을 통감하고 ‘어떤 이유로도 학교폭력이 정당화될 수 없다’는 사실도 잘 안다”며 “이에 책임지고 은퇴해 반성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겠다. 연락이 닿아 사과의 마음을 전한 친구도 있지만, 아직 연락 드리지 못한 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상하는 지난 19일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글 내용에 대해선 부인했다. 그는 “19일 포털게시판을 통해 게시된 저의 동창생 납치 및 감금, 14시간 집단 폭행과 같은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앞으로 이 건에 대해선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진실을 규명하도록 하겠다”며 “다시 한번 저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과 구단, 동료, 관계자, 배구팬들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앞으로 선수 선발 단계에서부터 학교 폭력 및 불법 행위 이력에 대해 더욱더 자세히 조사하고 구단 홈페이지 등을 통해 학교 폭력 피해자들의 신고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국배구연맹과 함께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힘쓰겠다”며 “구단 소속 선수들에 대해 폭력 예방 및 프로 선수로서의 소양 교육을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등 프로스포츠 선수로서의 품격을 해치고 사회에 물의를 일으키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지난 19일 오전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박상하 실명을 공개한 폭투(폭력+미투)’ 글이 올라오자 곧바로 조사에 들어갔다. 당시 박상하는 관련 내용을 부인했지만, 삼성화재는 구단 자체 조사가 끝날 때까지 박상하를 경기에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박상하는 올 시즌 29경기에 출전해 세트당 평균 블로킹 0.64개로 이 부문 3위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