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출신 FC서울의 스타 플레이어 기성용(32)은 27일 초등학교 시절 성폭력 의혹에 대해 “증거가 있으면 빨리 내놓기를 바란다”며 관련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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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은 이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이 끝난 뒤 약 30분 동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자신에게 제기된 성폭력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강경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기성용이 최근 의혹에 대해 공식 석상에서 직접 입장을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성용은 “나와는 무관한 일이며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한 적이 없다”며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측의) 모든 주장에 대해 절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왜 증거를 얘기 안 하고 딴소리하며 여론몰이를 하는지 알 수가 없다”고 했다.

기성용은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측이 회유와 협박을 받았다고 폭로한 부분을 설명하는 데 기자회견 시간을 대부분 할애했다. 기성용은 “(회유나 협박을 했다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 등이) 안 왔다”며 “(피해차 측을 대리하는 박지훈 변호사가) 피해자 측과 얘기를 해본 다음 보낸다고 했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금전 얘기는 오간 적이 없다”며 “나는 회유한 적이 없고 증거가 있으면 (피해자 측이) 공개하면 된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피해자 두 명 중 한 명과만 직접 통화를 한 적이 있고 “사과할 게 없고 미안한 것도 없다. 너희들이 사과하고 너희들이 기사(폭로 내용)에 대한 반박 기사를 낸다면 내가 선처를 하고 만나보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피해자 측이 언론에 폭로한 내용이 잘못된 것이라고 밝히면) 내가 (만나는 것을)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면서도 “(피해자가) 횡설수설해 통화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전화를 끊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피해자들이 지난 2004년 학교폭력을 저지른 가해자라는 사실을 전하면서 “그들(피해자들)에게 엄청난 피해 받은 사람들은 계속 나오고 있다”며 “20년 동안 연락 안 하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 와서 (나를 돕겠다고 한다)”고 했다.

기성용은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며 “(피해자 측이) 어떤 목적을 가졌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이유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자비란 없다. 법적으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고도 말했다.

기성용 선수가 27일 2021 K리그1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개막전이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 출전했다. /스포츠조선

앞서 피해자 측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전남의 한 초등학교 5학년이던 2000년 1~6월에 축구부 합숙소에서 6학년 선배 선수 2명으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받았다”며 “가해자는 최근 수도권 명문 구단에 입단한 국가대표 출신 유명 선수와 지방 대학 외래교수”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해자로 지목된 기성용이 이를 부인하자, 박 변호사는 “기성용이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은 움직일 수 없는 사실이다. 충분하고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기성용 선수 측의 비도덕적 형태가 계속된다면 공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히면서 양측의 갈등이 격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