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준영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이 29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캡처

지난 26일 열린 천안함 11주기 추모식에서 순직 장병 유족과 생존 장병들은 뒤쪽 자리에 배치됐다. 천안함 생존자 예비역 전우회장 전준영씨는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모식에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대대표가 조는 모습이 담긴 방송 화면 사진과 함께 “내년에는 정치인 단 한명도 참석하지 마세요, 참석하고 싶으면 맨 뒤에 앉으세요”라고 적은 글을 올렸다. 전씨는 “천안함 전우들은 맨 뒤에 앉았다”며 “앞자리는 전우들의 자리”라고 적었다.

전씨는 29일 새벽에도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정치인이 자리에 앉아 있는 사진을 올리며 “맨 앞자리를 유가족 및 참전 장병들에게 양보하는 위정자는 없다”며 “세 분은 조국을 위해 희생하신 55명의 용사(제2연평해전, 천안함, 연평도 포격 희생 장병)를 기억하기 위해 왔을까? 아니면 보궐선거 기간이라 왔을까”라고 적었다. 전씨는 그러면서 “우리는 병풍 같은 존재”라고 했다.

전씨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추모식장에 정치인 등 고위직들은 각 개인의 자리가 앞쪽 자리에 지정이 돼 있던 반면, 희생 장병 유가족과 생존 장병 자리는 뒤쪽에 배치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정치인들 없어도 우리끼리 추모해도 되는데, 우리는 뒤에 앉아 있고 정치인들은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서 졸고 있으니 화가 났다”며 “그러다보니 그 분들이 추모식에 참석한 목적의 진정성에 의심이 든다”고 말했다.

전씨는 또 “천안함 폭침 이래 11년째 항상 높은 사람들이 와서 자리 차지하고 있고 우리는 뒷전으로 밀려있었다”며 “미국과 같이 국가를 위해 희생하는 장병들에 대해 배려하고 양보하는 문화와 인식이 확산하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