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춘천에서 경찰 간부의 딸을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15년간 복역했다가 재심을 통해 39년 만에 누명을 벗은 정원섭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조선DB

살인 누명을 쓰고 15년을 복역했던 영화 ‘7번방의 선물’ 주인공의 실제 모델인 정원섭(87)씨가 지난 28일 별세했다.

정씨의 부고 소식은 표창원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알려졌다. 표 전 의원은 29일 소셜미디어에 정씨의 부고 소식을 올리며 “공정한 하늘에선 억울함 없이 편안하게 쉬시길 기원한다”고 썼다.

/페이스북

정씨는 1972년 강원 춘천시에서 파출소장의 딸(당시 9세)을 성폭행하고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무기징역 확정 판결을 받고 복역하다 1987년 12월 가석방됐다.

이후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이 사건이 고문 및 가혹 행위를 통해 받아낸 허위 자백으로 조작됐다는 결론을 내고 재심을 권고했다. 정씨는 2011년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 사연은 2013년 ‘7번방의 선물’로 영화화됐다.

정씨는 2016년 허위 자백을 강요한 경찰관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 일부 승소했다. 다만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과거사정리법에 따른 국가의 의무는 추상적이라 국가가 직접 배상책임을 지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국가의 배상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표 전 의원은 “국가배상 받을 권리마저 억울하게 빼앗긴 아픔 안고 영면에 드셨다”고 했다.

빈소는 용인 평온의숲 장례식장에 마련됐고, 발인은 30일 오전 10시 30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