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성용이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31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하고 있다. 기성용 측 변호인은 성폭행 의혹 제기자들에 대한 고소장을 지난 22일 서초경찰서에 제출했다. /연합뉴스

학창시절 본인의 성폭행 가해 의혹을 제기한 축구부 후배들을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한 프로축구 FC 서울의 기성용 선수가 31일 경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2시 50분쯤 서울 서초경찰서에 도착한 기성용은 “저는 진실의 힘을 믿고있다”며 “일어나지 않은 일에 대해 (저의 무죄를) 증명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주실 거라 생각하고 저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 측의 주장에 대해선 “저는 똑같은 사람이 되고 싶지 않고, 일단 저쪽에서 먼저 고소를 진행하라고 했으니까 저는 약속을 지켰다”고 했다.

기성용 측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서평의 송상엽 변호사는, 기성용 측이 가해 사실을 함구하라며 동문을 회유⋅협박했다는 상대 측 주장에 대해 “도대체 어떤 회유와 협박을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증거가 있다면 속시원히 공개해서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기성용 측은 지난 22일 전남의 한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자신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A씨와 B씨를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기성용 측은 형사 고소 외에도 서울중앙지법에 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A씨와 B씨는 지난달 24일 기성용을 특정하지 않고 초등학생 시절이던 2000년 국가대표 스타 선수를 포함한 선배들로부터 구강성교를 강요당하는 등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중 한 명이 기성용으로 특정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기성용 측은 논란이 확산하자 “뒤로 숨고 싶지 않다. 사실이 아니다.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기성용 측은 지난 17일엔 상대 측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가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A씨와 나눈 대화 녹음파일을 공개하며 진실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해당 녹음파일엔 A씨가 ‘가해자가 기성용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하며 사건 관련 보도의 정정을 요구하자, 박 변호사가 ‘그러면 대국민 사기극이 된다. 내 입장이 뭐가 되겠느냐’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 박 변호사는 이를 “악의적 편집”이라고 주장하며 여론전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