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서울시의회 김인호 의장이 8일 서울시 공무원 전체에게 메일을 보내 “서울의 기존 사업들이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집행부(서울시)는 과도한 인사단행이나 조직개편보다 조직의 안정성에 방점을 두어야할 것”이라고 했다.
시 내부에서는 “시장 취임날 이런 메일을 보낸 걸 보면 선거에 반영된 서울시민들의 뜻을 시의회만 아직 모르는 것 같다”는 반응이 나왔다. 시의회 의장이 공무원 전체에 메일을 보낸 것은 최근 몇 년 새 유례없는 일이라고 한다.
김 의장은 이날 공무원들에게 보낸 메일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무너진 일상 속에 시름해온 천 만 시민의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자, 위기극복에 대한 엄중한 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더군다나 신임시장의 임기가 1년 3개월이기에 우리 시민들이 기대하시는 바는 어떠한 큰 성과나 급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안정적인 시정운영과 민생회복을 향한 노력일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어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종식을 바라보는 원년으로서, 백신접종 마무리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집중해야 합니다”라며 “그렇기에 서울의 기존 사업들이 흔들림 없이 일관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집행부는 과도한 인사단행이나 조직개편보다 조직의 안정성에 방점을 두어야할 것입니다. 서울시 공무원 여러분께서 공직자로서의 균형감각을 잃지 않고, 맡아온 업무를 차질 없이 추진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라고 했다.
한 10년차 공무원은 “선거 결과가 새로운 모습, 달라진 사회를 원한다는 것 같은데 시의회 의장만 급작스러운 변화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결국 박 전 시장 시기 때처럼 하던 거 하라는 얘기 같다”고 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내용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시의회 의장이 새 시장이 취임 하자마자 전체 메일을 보내 기존 사업들을 흔들림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해달라거나, 인사나 조직개편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했다.
민주당 소속 김 의장이 메일을 보낸 것이나, 이날 서울시의회에서 나온 성명 등과 관련해 시 안팎에서는 오세훈 시장에 대해 앞으로 민주당이 장악한 시의회가 상당한 강도로 발목을 잡을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