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후배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성용씨가 고소인 조사를 받기 위해 지난 3월 31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에 출석했다. /연합뉴스

서울FC 소속 프로축구 선수 기성용(32)씨로부터 초등학생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이들 중 한명인 A(31)씨가 첫 경찰 조사를 받았다.

24일 오후 서울 서초경찰서는 A씨를 피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는 경찰 조사를 위해 출석하며 “기씨가 다른 후배를 통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폭로 내용이 오보라는 기사가 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해왔다”고 주장했다.

A씨와 또 다른 폭로자 B(31)씨는 전남의 한 초등학교에서 축구부 활동을 하던 2006년 1~6월 선배 두 명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지난 2월 폭로했다.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가해자로 지목된 두 명 중 한 명이 기씨로 알려졌다. 기씨는 폭로 내용을 전면 부인하며 지난 3월 22일 A씨와 B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용기 내 폭로하고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며 “금전적 보상은 전혀 원치 않는다. 변호인들도 수임료를 받고 있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기씨와 다른 가해자 C씨가 사과만 했다면 이 자리까지 올 일도 없었다”고 했다. A씨와 B씨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현의 박지훈 변호사는 “상당수 증거와 증언을 확보한 상황”이라며 “요구 사항은 처음부터 진심 어린 사과 하나 뿐이었는데, 기씨가 ‘진실의 힘을 믿는다'는 식으로 발뺌하니 의뢰인들의 분노가 크다”고 했다.

기씨는 지난 3월 31일 서초서에 출석해 고소인 자격으로 약 5시간 조사를 받았다. 당시 기씨는 “일어나지 않은 일을 입증하는 게 쉽지 않겠지만, 수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주실 거라 믿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