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SNS에 사망한 반려견을 추모하는 것으로 보이는 글을 올리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 계정에 올린 사진. /인스타그램

7일 밤 정 부회장은 모로 누워 있는 푸들 강아지 위에 흰 종이를 덮어놓은 모습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그러면서 “실비 2012 - 2021 나의 실비 우리집에 많은 사랑을 가져다 주었어 실비 정말 미안하고 고맙다 OOO OO OOOOO O OO OOO”라는 문구를 덧붙였다. 사진에 함께 등장하는 흰 국화꽃과 모니터 화면 등을 통해 미루어보면 죽은 반려견에게 장례를 치르는 모습으로 보인다.

정 부회장은 최근 잇따라 음식 사진과 함께 “미안하다. 고맙다” 또는 “sorry and thank you”라는 문구를 올려 화제가 됐다. 그러나 죽은 반려견을 추모하면서까지 밈(meme·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며 유행하는 글귀나 이미지)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선을 넘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각종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본인이 키우던 반려견 죽은 걸 이용한 ‘마안하다 고맙다’ 드립(농담)은 이해가 안 된다” “그전까진 재밌었는데 자기 반려견 죽을 때까지 이래야 되나” “미안하다 고맙다까진 그렇다 쳐도 뒤에 OOOO 붙인 건 좀” “이쯤되면 오너 리스크” 같은 반응이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3월 10일 진도 팽목항 세월호 희생자 분향소를 찾아 적은 방명록.

정 부회장은 지난달 25일과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우럭 요리와 랍스터 요리 사진을 올리며 “잘 가라 우럭아. 니(네)가 정말 우럭의 자존심을 살렸다. 미안하다 고맙다”, “가재야, 잘 가라. 미안하다 고맙다”는 글귀를 달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세월호 분향소 방명록에 써 논란이 된 “미안하다. 고맙다”라는 문구를 그대로 갖다 썼기 때문이다.

친문(親文) 성향의 네티즌 사이에서 “문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 아니냐” “정치적 논란이 있을 수 있는 문구를 쓴 것은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지만, 정 회장은 아랑곳 않고 연일 ‘미안하다, 고맙다' 시리즈를 내놓고 있다.

지난 4일엔 인스타그램에 생선 요리 사진과 함께 “Good bye 붉은 #무늬바리 sorry and thank you”라는 글을 올렸다. ‘미안하다. 고맙다’를 영어로 표현한 것이다. 이어 6일에는 랍스터와 생선 사진과 함께 “오늘도 보내는 그들ㅠㅠ 뭐라 딱히 할 말이 없네 OOOO. OOO”라고 글을 올렸다. 글 내용 속 ‘OOOO. OOO’가 ‘미안하다. 고맙다’가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일러스트=김도원 화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