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폭력 사실이 밝혀져 소속팀 흥국생명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징계를 받은 여자 프로배구 이다영(25)이 그리스 리그로 이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온라인에서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사과도 없이 도망가는 듯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터키 스포츠 에이전지 CANN은 지난 11일 홈페이지에 “그리스 구단 PAOK가 한국의 세터 이다영과 한 시즌 계약을 맺었다”며 “그리스 A1 리그에 진출한 첫 번째 한국 선수”라고 했다.
PAOK 구단도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이다영의 사진을 크게 내걸고 영입 소식을 알렸다. PAOK는 그리스 테살로니키를 연고로 한다.
이다영은 쌍둥이 이재영과 함께 지난 2월 15일 구단으로부터 무기한 출전정지 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이 학창시절 학교 폭력을 저지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폭로 이후 두 선수를 배구계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대한배구협회도 이다영과 이재영의 국가대표 자격을 무기한 박탈했다.
이다영은 이재영과 함께 학교 폭력 피해 사실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네티즌을 지난 4월 고소했다. 이들은 “폭로 내용에는 맞는 부분이 있고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지만, 실제 하지 않은 일도 포함돼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커서 오해를 바로잡으려 소송을 준비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다영의 해외 이적설이 나온 것이다. 흥국생명은 “이다영은 6월 30일까지 흥국생명 소속으로, 지난해 체결한 3년 FA 계약이 유효하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해외 이적을 추진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배구협회도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선수에게 국제이적동의서(ITC)를 발급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비판을 쏟아냈다. 한 네티즌은 “자숙의 시간이 결국 이적 준비였나. 진심으로 자숙할 때 용서라는 기회가 더해져 멋지게 일어설 수 있었을텐데 그 기회마저 잃어버리는 행동”이라고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