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광역시 철거건물 붕괴참사 공사 현장소장과 굴착기 기사가 17일 법원에 출석하면서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공사 현장 관리자 강모 씨와 굴착기 기사 조모 씨는 이날 오전 광주지법에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강씨는 법정에 들어가기 전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지 묻는 취재진에게 “죄송합니다”라고 답했다. 현장 작업 지시도 본인이 했다고 인정했다.
조씨는 실질심사가 끝난 뒤 법정에서 나와 “(피해자들에게)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현장에서 작업 지시를 누구한테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법정에서 진술하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로부터 일반 건축물 해체공사를 수주한 한솔기업 현장 책임자다. 조씨는 불법 재하도급을 받은 백솔건설 대표로, 직접 철거 공사를 진행했다. 이들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
지난 9일 오후 4시 22분쯤 광주광역시 동구 학동4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건물(지상 5층·지하 1층)이 무너지면서 정류장에 정차한 시내버스를 덮쳤다. 이로 인해 버스 탑승자 17명 중 9명이 사망했고 8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은 재개발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 현장 관계자, 철거업체 관계자, 감리자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이들은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관련 법규를 어기고, 해체 계획서를 무시한 철거 공사를 강행해 붕괴 사고로 사상자 17명을 발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15일 이들 중 강씨와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지난 16일에는 감리자 차모 씨에 대해 영장을 추가로 신청했다. 차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오는 22일 오전 11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