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스마트폰을 못 해요?” “노인분들이 배울 의지가 없는 것 아니에요?”
본지가 만난 65세 이상 노인들은 이런 시각이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스마트폰 쓰는 법을 가르쳐주는 곳을 찾기 어렵고, 자식들은 차근차근 알려주기보다는 퉁명스럽고, 사위·며느리에겐 묻기 창피하고, 동년배들도 제대로 모르긴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김모(72)씨의 소원은 스마트폰 유튜브 앱으로 ‘임영웅 무대 영상’을 마음껏 보는 것이다. 그는 “나도 스마트폰 배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은데, 자식은 멀리 떨어져 사는데 어쩌다 잠깐씩 만나면 ‘유튜브 보는 법 알려달라’고 하기가 미안해서 물어보지 않았다”고 했다. 박모(76)씨도 “아들한테 카톡 하는 법 좀 물어봤더니 ‘엄마는 할 줄도 모르면서 스마트폰을 왜 샀냐’고 화를 내더라”며 “며느리한테는 창피해서 물어보지도 못했다”고 했다.
간혹 누군가 가르쳐줘도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스마트폰을 가져간 뒤 문제를 해결해 돌려주는 식이어서 배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최모(71)씨는 “아들이 쿠팡 앱 쓰는 법을 알려줬는데 금세 잊어버려 또 물어봤더니 귀찮은 내색을 하더라”며 “바쁜 아들 시간을 뺏기가 미안해서 더 말을 안 한다”고 했다. 자식들이 요금 폭탄, 보이스피싱 사기 등을 걱정하며 노부모에게 “스마트폰을 아예 배우지 말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모(81)씨는 “40대인 아들과 딸이 스마트폰으로 뭘 주문하거나 결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며 “개인정보 빠져나간다고 회원 가입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현재 노인 디지털 교육이 노인 복지관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 이를 이용하지 않는 노인은 디지털을 배울 곳이 없다”며 “디지털 센터를 구축하는 등 노인들의 교육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