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관련 이미지.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뉴시스

현직 소방관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소방서 옥상에서 뛰어내려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조사하는 한편 갑질 논란에 휩싸인 소방관을 다른 소방서로 발령조치했다고 밝혔다.

1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오후 9시5분쯤 대구 중부소방서 예방안전과 소속 소방관 A씨가 건물 옥상에서 뒤편 주차장 방향으로 뛰어내렸다.

A씨는 17년차 베테랑 소방관이었다. A씨는 1층 비가림막에 부딪힌 뒤 바닥으로 떨어졌고, 얼굴과 복부 열상과 우측 무릎 등에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소방당국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10월쯤 직장상사인 B씨로부터 “너 지금부터 업무하지마, 넌 안되겠어” 등의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A씨는 우울증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평소 다른 직원들에게도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도움을 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무원노조 소방본부 대구지부 준비위원회는 성명서를 통해 “중부소방서에서 발생한 소방관 투신 사건과 관련해 갑질을 한 소방관을 파면하고 지휘 책임을 물어 당시 소방서장을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몰지각한 소방 간부의 갑질로 소방의 신뢰는 퇴색했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위해 뛰어야 할 17년차 베테랑 소방관의 사고로 이어졌다”며 “소방서 갑질에 대한 투서에 대해 제대로 된 본부의 조사와 조치가 있었으면 이번 사고는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고 했다.

대구소방안전본부는 현재 본부 감찰팀을 통해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