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이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을 낸 것에 대해 윤지선 세종대 초빙교수는 “역사는 기억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교수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유 전 의원의 ‘여가부 폐지’ 공약 관련 게시물을 공유한 뒤 “남성 전용의 세상에서 여성의 입지를 탈각, 축소하려는 전방위적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여성가족부 폐지 후 관련 예산을 군복무하는 남성들에게 분배하겠다는 발상까지 완벽한 남성중심주의 정치를 표방하는 것에 어떠한 반성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진정한 정치인이라면 이 세상의 부정의와 불공정의 원인을 찾고자 사회경제적 기득권 계층의 부의 독점과 세습현상, 불안정 고용상태, 실업현상, 계층갈등에 대한 총체적이고 첨예한 분석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세상의 불공정을 여성으로 인한 것이라고 믿고 있는 자들의 난장을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고 손쉽게 성차별적 광풍에 올라타려는 이들을 역사는 기억할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대통령이 되면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구의 절반이 여성이고, 정부의 모든 부처가 여성 이슈와 관계가 있다. 여성의 건강과 복지는 보건복지부가, 여성의 취업, 직장 내 차별, 경력단절여성의 직업훈련과 재취업 문제는 고용노동부가, 창업이나 기업인에 대한 지원은 중소벤처기업부가, 성범죄와 가정폭력, 데이트폭력 등의 문제는 법무부와 검찰, 경찰이, 아동의 양육과 돌봄 문제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담당하면 되고 담당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식적으로 누가 봐도 이 모든 사업들은 여가부 아닌 다른 부처가 해도 잘할 사업들”이라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저는 2017년 대선 때도 여가부 확대를 주장한 문재인 후보를 상대로 여가부 폐지를 주장했다. 지난 4년을 되돌아봐라. 과연 누구의 주장이 옳았냐”며 “타 부처 사업과 중복되는 예산은 의무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위한 한국형 G.I.Bill 도입에 쓰겠다”라고 말했다.
G.I. Bill은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두고 프랭클린 루즈벨트 당시 미국 대통령이 제대군인들의 지원을 위해 만든 법안이다. 군에 복무한 퇴역군인들에게 교육, 주택, 보험 등 기회를 제공한다.
아울러 “대통령이 직접 양성평등위원장을 맡아 남성과 여성 어느 쪽도 부당하게 차별 받지 않는 진정한 양성평등의 시대를 열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교수는 유튜버 보겸과 ‘여혐 논란’으로 갈등을 빚었다. 윤 교수는 2019년 자신의 논문 ‘관음충의 발생학’에서 “보겸이라는 유튜버에 의해 전파된 ‘보이루’란 용어는(여성 성기를 뜻하는 단어) XX와 하이루의 합성어로, 초등학교 남학생부터 20·30대 젊은이에 이르기까지 여성혐오 용어 놀이의 유행어처럼 사용됐다”고 적었다.
하지만 보겸은 ‘보이루’가 ‘보겸+하이루’의 합성어라고 반박했다. 이후 보겸은 윤 교수의 논문이 작성된 철학연구회 등에 문제를 제기해 자신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