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수족관을 두고 관상용 물고기, ‘반려어(魚)’를 키우는 사람이 늘면서 소위 ‘물테크’(물고기와 재테크의 합성어)도 뜨고 있다. 물고기를 키워 새끼를 친 뒤 이를 분양해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물고기는 다른 반려 동물보다 번식 주기가 짧은 데다 한 번에 낳는 새끼 수도 많아 인기를 끌고 있다.
인천에 사는 직장인 계모(28)씨는 집에 수족관 6개를 갖고 있다. 이 안에서 ‘L144안시롱핀’이라는 물고기와 ‘블러드메리’ 새우를 키운다. 이 물고기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알을 낳아 열댓 마리 이상 새끼를 치는데, 치어(稚魚)를 잘 키우면 성어는 2만원, 암수 한 쌍은 최대 7만원에 분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러드메리 새우는 보통 10마리를 1만원 정도에 분양한다고 한다. 계씨는 물고기와 새우를 각각 한 마리당 1만원, 5000원에 사서 현재는 수백 마리까지 불렸다. 계씨는 “취미로 키우기 시작했는데 요즘 많게는 한 달에 수십만원의 수익이 난다”며 “물고기들 사료값이나 벌자고 시작했는데, 이젠 물고기가 오히려 내 밥을 챙겨주고 있다”고 했다.
울산에 사는 류모(40)씨도 지역 커뮤니티에 ‘물고기 7마리를 3만원에 판매한다’는 글을 올린 지 2분 만에 구매자를 찾았다. 류씨는 “큰돈을 벌 목적은 아니지만, 취미 생활을 하면서 금전적 이익도 얻을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물테크를 하는 이들은 “물고기 키우는 게 쉬워 보일지 몰라도 물도 자주 갈아줘야 하고 여름철에는 수온도 낮춰줘야 하는 등 키우기가 쉽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살아있는 물고기는 택배로 보내기 어렵다 보니 보통 ‘동네 직거래’로 분양이 많이 이뤄진다.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는 관상어를 비롯한 반려동물 분양을 금지해, 맘카페나 이른바 ‘물고기 집사’들이 모여 있는 사이트에서 주로 거래가 이뤄진다. 부산열대어, 대구열대어모임 등 지역 동호인 커뮤니티에 물고기 분양 글이 올라오면 인기 어종의 경우 1시간 안에 거래가 완료된다고 한다. 안시롱핀뿐만 아니라 열대성 민물고기인 ‘베타’, 송사리의 일종인 ‘구피’, 바닥에 붙어서 헤엄치는 금빛 물고기 ‘알비노 골든 코리도라스’ 등이 주로 거래되고 산호를 번식시켜 분양하기도 한다. 관상어 시장은 지난해 4837억원 규모로 5년 새 19%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