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달린 댓글에 답했다./인스타그램

도쿄올림픽 국가대표 여성 선수들의 헤어스타일을 두고 일부 네티즌들이 비난을 쏟아내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여성 네티즌들은 소설미디어에 숏컷 인증샷을 올리고 응원을 이어가며 맞서고 있다.

최근 몇몇 남성 중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여성 국가대표 선수가 짧은 머리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난성 글이 게재됐다.

한 네티즌은 양궁 금메달 2관왕에 오른 안산 선수를 언급하며 “안산은 페미니스트 아닌가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그는 “여대에 숏컷, 페미니스트 조건을 모두 갖췄다”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내가 이상한 거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여대출신 숏컷은 90% 이상 확률로 페미”라며 “페미 아닌 경우는 극소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 그래서 안산은 응원 안 한다. 정치성향 다 떠나서 페미는 극혐이라”라며 “보니까 탈코르셋 국대도 좀 보이는 거 같다. 요즘 여자들은 숏컷하면 페미소리 들을까봐 일부러라도 안 한다”고 덧붙였다.

안산 선수의 인스타그램에는 “왜 머리를 자르냐”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에 안산 선수는 “그게 편하니까요~”라고 답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게시된 '여대 출신 숏컷은 90프로 이상 확률로 페미죠'라는 제목의 글./온라인 커뮤니티

헤어스타일 때문에 논란에 휘말린 건 안산 선수뿐만이 아니다. 사격 국가대표인 박희문 선수 또한 ‘숏컷하면 다 페미니스트’, ‘여자 숏컷은 걸러야 한다’, ‘그래도 국가대표니까 봐준다’ 등 댓글로 공격받은 바 있다.

여성 선수들을 향한 ‘사상검증’ 공격이 이어지자, 여성 네티즌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숏컷 캠페인’을 펼치며 응원에 나섰다.

신체심리학자 한지영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유하며, ‘여성_숏컷_캠페인’ 해시태그 운동 참여를 독려했다.

한씨는 “스포츠 선수에게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왜 머리를 자르나요’, ‘혹시 페미인가요’ 등의 몰상식한 질문들이 이어지고 있다”며 “더 많은 숏컷 여성들이 무대에 서고 가시화 되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여성 국대 선수 헤어스타일로 사상검증이라”라며 “우리 여성 선수 선전을 기원하며 ‘여성_숏컷_캠페인’ 어떤가. 바야흐로 숏컷하기 좋은 계절”이라고 제안했다.

해당 해시태그는 트위터 상에서 27일 오전 약 6000회 공유됐다. 여성 네티즌들은 자신의 숏컷 헤어스타일을 인증하며 “긴 머리로 태어나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머리 짧다고 국가대표 사상 검증이라니 짧은 머리 전시합니다. 올림픽 국가대표 여성선수 모두를 응원해요”, “페미를 욕으로 쓰는 게 어이없다. 머리 짧은 게 편하다”, “여자가 머리카락이 짧을 수도 있지”, “국대분들 파이팅입니다” 등 글을 덧붙이며 응원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