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1월 16일 오후 진중권 전 동양대학교 교수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서점 아침달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상훈 기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배우 구혜선의 글을 공유하며 도쿄올림픽 양궁 2관왕(혼성·여자단체전) 안산(20·광주여대) 선수 응원에 나섰다.

진 전 교수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구혜선의 글이 실린 기사를 공유했다. 페이스북을 통해 주로 정치적 의견을 남겨왔던 진 전 교수가 연예인의 글을 공유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구혜선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짧은 헤어스타일(이하 숏컷)을 한 사진 두 장을 올렸다.

구혜선은 “저는 남성과 여성에게서 태어난 여성이다. 또한 남성을 사랑하는 여성”이라며 “현 사회에 처해진 각각의 입장과 주관적 해석으로 ‘페미니스트’를 혐오적 표현으로 왜곡하고 고립시키는 분위기를 감지하며 저 역시 여성이기에 이것을 관망하고 있기만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이어 “‘페미니스트'는 사회가 여성에게 부여하는 관습적 자아를 거부하고 한 인간으로서 독립적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라며 “옛 사회가 강제한 지위와 역할의 변화를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고 그로 인해 기회와 자격을 얻기 위하여 움직이는 사람들이다”라고 했다.

/구혜선 인스타그램.

그러면서 “이것은 남성과 여성의 편을 가르기 위함이 아닌 오로지 여성으로 태어나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움직이는 것이고, 여성으로 태어나 한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행하기 위하여 다시 움직이는 것이기에 ‘페미니스트’의 의미가 왜곡된 상징이 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남기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자유’다”라고 했다.

한편 안산 선수는 일부 남초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들로부터 페미니스트로 의심된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고 있다. 안산 선수의 헤어스타일이 탈코르셋 여성들이 선호하는 ‘숏컷’인 점과 여대에 재학 중이라는 이유에서다. 일부 네티즌들은 안산 선수의 사과와 해명을 요구하며 메달을 반납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