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쥴리 벽화’로 최근 화제가 됐던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홍길동 중고서점 앞 사거리. 이곳은 서점 건물 외벽에 그려진 벽화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여·야 지지자와 유튜버, 구경하는 시민 등이 몰려들며 한때 인파로 북적댔지만 30일 오전 찾은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이날 오전 11시쯤 방문한 서점 앞에는 종로경찰서에서 나온 경찰관 8명과 취재진 10여명이 있었다. ‘장송곡’이나 가수 나훈아의 ‘테스형!’을 틀며 1인 시위를 벌이는 유튜버들이 있었지만 네댓 명뿐이었다. 기자와 경찰이 유튜버보다 많았다. 전날 친(親)윤석열 시민들과 반(反)윤석열 시민들은 서로 입씨름하거나 몸싸움을 벌였지만, 이날은 볕을 피해 모두 그늘에서 피서를 하고 있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아내 김건희씨를 둘러싼 루머 담긴 벽화는 일부 문구에 흰색 페인트가 칠해진 상태였다. 전날까지 있었던 ‘쥴리의 꿈! 영부인의 꿈!’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검사, 2007 BM 대표, 2008 김 아나운서, 2009 윤서방 검사’ 같은 문구를 지운 흔적이다.
해당 문구는 이날 오전 9시 30분쯤 지워졌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서점 측에서 쥴리 벽화에 적힌 문구를 지울테니 그 동안 벽화 앞에 세워둔 차량을 빼달라고 (차벽을 세운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줄리 벽화 앞에 차량을 세운 보수 유튜버는 당분간은 재차 차벽을 세우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쥴리 벽화에는 그러나 새로운 문구가 추가됐다. 쥴리의 얼굴 옆에 검은색으로 ‘문재인 XXX’이라는 낙서가 적힌 것이다. 전날에 이어 이날도 이곳을 찾았다는 보수단체 자유연대 한 회원은 “어제 밤 10시쯤 인근 상인이 매직을 가져와 쓴 낙서로 안다”고 했다. 자신을 문재인 정부 지지자라고 밝힌 한 여성이 이 문구를 지우려다가 이를 제지하는 보수 성향 시민과 다투는 등 이날 오전 한때 소동이 일었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홍길동 중고서점도 전날에 비해 한산했다. 기자가 확인한 이 가게의 ‘방문자 출입명부(수기)’를 보면 지난 27일 49명, 28일 30명이 서점을 찾았는데, 쥴리 벽화 존재가 알려진 29일에는 101명이 서점에 방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기 출입명부상으로는 직전일에 비해 3배 넘는 인원이 이곳을 찾은 것이다. 30일은 낮 12시까지 12명이 수기 출입명부를 작성했다. 서점 직원 관계자는 “방문자가 많았기 때문에 매출도 아무래도 평소보다 조금 늘었다”면서도 “구체적인 매출액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