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벽화를 왜 만지냐고!” “대통령 욕하는 거 싫으니까 지우는 거예요, 만지는 게 아니라.”
30일 오전 10시쯤, 서울 종로구 관철동의 한 중고서점 옆면에 그려진 ‘쥴리의 남자들’ 벽화 앞에서 말싸움이 벌어졌다. 한 여성이 벽화 위에 ‘문재인 OOO’이라고 검정 마커로 적힌 낙서를 지우려고 분무기와 손수건을 들고 벽화 쪽으로 다가가자, 벽화를 촬영하던 보수 유튜버가 “벽화를 만지지 말라”며 저지한 것이다. 이 여성은 “그림은 예쁜데 대통령 욕을 써놨다” “윤석열한테 알바비 받았느냐”고 소리치며 물러 섰다.
이날 오전 9시쯤, 외벽에 벽화가 그려진 중고서점의 직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아내 김건희씨를 비방하는 벽화 문구 위에 흰색 페인트를 덧칠했다. 벽화에 적혀 있던 ‘쥴리의 남자들’ ‘2000 아무개 의사, 2005 조 회장, 2006 아무개 평검사, 2006 양 검사… 2009 윤 서방 검사’ 등의 문구가 지워졌다. 문구가 지워진 벽화 앞 골목은 현장을 중계하려는 보수 유튜버들과 취재진으로 붐볐다.
다만 벽화 위에 적힌 ‘문재인 OOO’이라는 낙서는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4월부터 이 서점에서 근무했다는 직원은 “사장님께 아침 8시쯤 벽화를 문구를 지우라고 전화가 와서, 매장에 있는 페인트를 찾아 칠한 것”이라고 했다. 전체 그림을 지우거나 현수막을 거는 등의 추가 지시는 없었다고 했다. 이 직원은 낙서를 지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서점 측이 그린 것이 아니기에 손대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