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 출신이 입대한 뒤 부상을 입었고,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받지 못해 선수생명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YTN, MBC 보도에 따르면 남자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정재완(24) 선수는 지난 5월 입대했다. 그는 입대 3주 만에 동료와 함께 운동을 하다 왼쪽 아킬레스건과 인대가 파열됐다. 곧바로 외부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병원 측에서는 두 달간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했으나, 정 선수는 3주 만에 부대로 복귀했다. 군 당국이 휴가 규정을 이유로 복귀를 명령했기 때문이다. 정 선수가 휴가를 사용해 치료를 받으면 남은 복무기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휴가가 없어지는 상황이었다고 한다.
정 선수는 훈련소에 복귀했으나 제대로 된 의료 지원을 받지 못했다.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필수적인 소독약과 항생제도 받지 못하고 격리됐다고 한다. 논산훈련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왔다는 이유다. 정 선수 측은 외부 치료를 허락해달라고 훈련소에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훈련소에서 열흘가량 방치된 정 선수는 최근 상무대로 배치된 이후에야 외부 병원에 다녀왔다. 수술 부위는 피부 괴사가 심각한 수준으로 진행된 상태였다. 의료진은 그에게 더 이상의 선수생활은 어려울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부위가 악화된 정 선수는 지난 2일 서울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져 3시간이 넘는 수술을 받았다. 추가 수술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선수는 “(훈련소에) 소독 용품이 이틀 정도 없었을 때가 있었다”며 “그때 (상처 부위를) 열었는데 고름이 많이 나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운동을 못 하는 게 가장 속상하다”라며 “저는 이제 거의 복귀가 어렵다고 생각하니 올림픽에 뛰고 있는 선수들을 보면 부럽다”고 했다.
육군훈련소 측은 정 선수에게 훈련소 복귀를 강요한 것이 아니라 휴가 규정에 대해 설명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또 정 선수의 요구에 따라 2차례 식염수를 지급했다. 다만 훈련소에 소독약이 부족했는지 여부는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