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결정전에서 강백호가 더그아웃에 몸을 기댄 채 껌을 씹고 있다/MBC

도쿄올림픽 야구 경기 도중 껌을 씹는 등 태도 논란을 일으킨 강백호(22·kt wiz)를 향한 악성 댓글 세례가 도를 넘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티즌들의 ‘좌표찍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발단은 지난 7일 일본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결정전 경기다. 8회초 5점을 내줘 6-10으로 한국이 역전당한 순간 더그아웃에 있던 강백호가 멍한 표정으로 껌을 씹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이를 본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강백호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이러면 안됩니다”며 “더그아웃에서 계속 파이팅하는 모습,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줘선 안 됩니다”라고 했다.

야구 대표팀은 도미니카공화국에 패배하며 ‘노메달’에 그쳤다. 이후 포털사이트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강백호를 향한 비난도 적지 않았다.

7일 열린 도쿄올림픽 야구 동메달결정전에서 이정후(왼쪽)와 강백호(오른쪽)이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스포츠조선

일부 네티즌들은 강백호의 인스타그램에 원색적인 욕설을 남기기도 했다. “X도 껌 씹네” “돼XXX” “껌 씹을 시간이 있냐 XXXX” “고사용 돼지머리인줄” 등의 댓글이 달렸다. “껌을 씹어도 진짜 더럽게 씹더라. 가정교육 받았니? 학교 다닌 적 있니?” 등을 비롯해 강백호의 가족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는 악성 댓글도 있었다. 결국 강백호는 인스타그램의 댓글 관련 기능을 모두 제한했다.

특정 선수를 지나치게 비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네티즌은 “한국프로야구에 대한 불만이 껌 씹는 장면 때문에 한 선수에게만 향하는 것 같다”며 “22살 청년이 한국프로야구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다. 엉뚱한 선수가 욕받이가 된 셈”이라고 했다. 다른 네티즌은 “박찬호는 해설 내내 파이팅을 강조했다. 강백호가 잘못했다고 콕 집어서 이야기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외에 “중계 도중 어떤 화면이 잡히는지도 중요하다. 강백호도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껌 씹는 장면이 화면에 잡히면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이 강백호 선수 개인 소셜미디어에 남긴 악성 댓글 중 일부. 9일 현재 댓글 기능은 막혀 있다. /강백호 선수 인스타그램

8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김경문 야구 대표팀 감독은 “강백호에게 물어보니 경기에서 이기고 있다가 역전되는 순간에 어떤 행동을 했는지 모르고 있더라. 선배들, 지도자들이 가르치고 주의를 주면 될 것 같다”고 했다. 강백호는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작은 목소리로 양해를 구하며 인터뷰를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