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오후 3시, ‘대학생 엠티(MT)촌’으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군 청평면 대성리. 2년 전만 해도 각 대학 학과와 동아리들의 엠티 성수기였던 8월 첫 금요일이었지만 사람은 없고 매미 소리만 요란했다. 대성리 엠티촌 길을 따라 폐업한 가게들이 줄지어 나타났다. 대성리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박모(56)씨는 “2년째 대학생 손님이 100% 끊긴 상태”라며 “지금 거리 두기 때문에 2인 예약만 되는데 누가 둘이 와서 30평짜리 펜션 방에 묵겠느냐”고 했다.
펜션을 운영하는 박대봉(68)씨는 올 초 손님들이 이용하던 농구장 겸 족구장에 아예 녹색 그물망을 쳐놨다. 박씨는 “코로나 이전엔 연 평균 매출 8000만원으로 다섯 식구가 먹고살았는데 작년 매출이 400만원, 올해는 지금까지 딱 100만원”이라고 했다.
대성리 일부 펜션은 소위 ‘달방(월셋방)’으로 돌아섰다. 이 지역 월세는 50만~60만원 수준. 대성리역부터 펜션촌까지 ‘달방 있습니다’란 안내를 붙인 홍모(57)씨는 “코로나 전에는 한 번도 달방을 준 적이 없었다”며 “방을 놀릴 수가 없어 근처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6명한테 방 3개를 숙소로 내줬다”고 했다. 펜션 전문 부동산을 하는 공인중개사 심기환(50)씨는 “원래 펜션방 월세는 봄·가을 같은 비수기에만 나오는데 요즘은 상황이 너무 안 좋다 보니 성수기인 여름에도 매물이 나온다”며 “공사일을 하거나, 업무차 한두 달씩 머무는 사람들이 숙소로 쓴다”고 했다.
혼자 조용히 대성리에서 ‘한 달 살이’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성리 근처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작년 9월에 처음 달방을 놨는데 코로나를 피해 노모(老母) 모시고 온 자식이 1년째 묵고 있다”며 “올 2월에는 비대면 수업을 듣는 대학생이 다른 펜션에서 한 달 살이를 했다”고 말했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55평짜리 펜션을 운영하는 문정우(69)씨는 “담보 대출도 더 이상 받을 수 없어 작년부터 폐지와 고철을 줍기 시작했다”고 했다. 펜션 사장 홍모(63)씨는 “우리 펜션은 대학생 위주인데, 지난달에 겨우 20만원 벌었다”며 “지금은 빔 프로젝터와 탁구대를 치우고 객실을 창고로 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