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구에서 6년째 독서실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40)씨는 작년에 사업을 확장하면서 독서실 대신 스터디카페 2곳을 열었다. 이씨는 “둘 다 공부하는 건 마찬가진데, 같은 평수일 때 스터디카페 수익이 2배 이상이다 보니 요샌 독서실 창업을 잘 하려 하지 않는다”며 “독서실도 인기가 없어져서 3년 전엔 대기자만 60명씩 됐는데 요샌 빈자리가 10개”라고 했다.

스터디카페/뉴시스

학창 시절, 하루 3000원 안팎을 내고 ‘칸막이 책상’에 앉아 숨죽인 채 공부했던 공간인 ‘독서실’이 차츰 사라지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서울의 독서실 수는 2018년 3736곳에서 올해 5월에는 3106곳으로 17% 줄었다. 그 배경에는 소위 ‘카공(카페에서 공부)’ 열풍뿐만 아니라 독서실의 발목을 붙잡는 낡은 규제도 있다.

독서실은 학원법상 ‘학원시설’에 해당돼 각 교육청의 관리 감독을 받는다. 이 때문에 무인(無人) 운영을 할 수 없고 총무를 둬야 한다. 오후 10시 이후 심야 영업을 할 때는 교육장 승인도 받아야 한다. 남녀의 좌석이 구분돼야 한다는 조항까지 있다. 반면 최근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스터디카페는 ‘공간임대업’ ‘휴게음식점’ 등으로 등록할 수 있어 이런 규제를 받지 않는다. 스터디카페는 카페처럼 개방된 분위기의 학습공간이다.

독서실 업주들은 형평성 문제를 제기한다. 서울 구로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문모(42)씨는 “우리 독서실은 규정 때문에 새벽 2시까지 운영하는데 인근 스터디카페는 24시간 영업이 가능하다”며 “똑같이 학습 공간을 제공하는데 독서실만 학원법 적용을 받는 건 불합리하다”고 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독서실을 운영하는 이모(35)씨는 “지금 여성 좌석은 10자리가 넘게 비었는데, 남성 좌석은 대기자만 15명”이라고 했고, 서울 송파구의 한 독서실 사장은 “인건비도 매년 오르는 상황에 총무 고용이 부담스럽다”고 했다.

서울교육청 관계자는 “독서실 일부 규제가 시대 흐름에 뒤처졌다는 의견에 동감한다”며 “일부 규제를 완화해 남녀는 좌석 구분만 하고, 공간은 함께 쓰는 식으로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