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여주시에서 10대 고등학생들이 60대 노인을 폭행하고 담배 심부름을 시켜 공분을 산 가운데, 이들이 도망치는 노인을 쫓아가면서 괴롭혔다는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다.
앞서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는 지난 25일 오후 11시 30분쯤 여주시 홍문동의 한 거리에서 10대 고등학생 4명이 앉아있는 60대 여성의 머리를 꽃으로 내리치고 ‘담배를 사달라’면서 욕설을 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31일 유튜브에는 그 뒤의 상황이 담긴 영상이 게시됐다. 이 영상에서 10대들의 행동에 60대 노인이 자리를 뜨려고 하자, 한 남학생은 노인의 어깨에 팔을 걸치며 “어디 아파?”라고 조롱한다. 이에 노인이 “팔을 놓으라”고 하자, 이 남학생은 “뭐? XX 다시 말해봐”라며 욕설을 했다.
노인이 손수레를 끌고 피했지만 이들은 노인을 쫓아가 괴롭혔다. 두 남학생은 번갈아가며 노인의 손수레를 강하게 걷어찼다. 이로 인해 노인의 짐보따리가 손수레에서 떨어졌고, 노인은 차도 한복판에서 이 짐을 다시 수레에 실었다. 주변 학생들은 이 모습을 보고 연신 웃고 조롱했다.
이들은 대부분 경기지역 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에서 학생들을 향한 비난이 거세지자,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은 페이스북을 통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이 교육감은 “여주에서 일어난 우리 학생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교육감으로서 깊은 자괴감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책임을 통감한다. 정말 죄송하다”고 글을 썼다.
그는 “어른을 공경하고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정성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이 부족하였다”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교육의 변화를 만들어 가겠다”고 했다. 이어 “유튜브나 온라인을 통하여 잘못된 정보와 왜곡된 문화를 배운다”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 갈 것인가를 오랫동안 고민하고 방법을 찾고 있지만 참 어렵다”고 했다. 이 교육감은 “깊이 성찰하고 고민을 하겠다”며 “다시 한번 깊은 자책감 속에 머리 숙여 사죄를 올린다”고 했다.
여주경찰서는 60대 노인을 폭행한 혐의로 10대 학생 4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