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 포스터.


지난 17일 공개돼 한국 드라마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전체 1위를 차지한 ‘오징어 게임’이 여러 가지 논란에 곤욕을 겪고 있다. 홍보를 위해 지하철역에 설치한 세트장은 방역수칙 위반 논란에 휩싸였고, 드라마 속에 노출된 전화번호로 인한 피해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2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용산구 이태원역 지하 대합실에 마련한 세트장 ‘오겜월드’를 전날 종료했다. 원래 26일까지 운영하기로 했으나 방역 수칙 논란이 인 데 따른 것이다.

‘오겜월드’는 드라마 속 일부 장면과 유사한 세트장으로 넷플릭스코리아 측이 드라마 홍보를 위해 이달 초부터 운영했다.

하지만 지난 17일 드라마가 공개되고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되자 방문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는 방역수칙 논란이 불거졌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홍보업체에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를 조건으로 허가했는데 사람들이 몰리면서 논란이 생기자 업체가 조기 철수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노출된 전화번호.

한편 드라마 속 번호가 노출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피해자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선 초대장이 여러번 나오는데, 초대장 뒷면에 적힌 전화번호가 실재하는 번호였던 것이다.

피해자 중 한 명인 김모씨는 25일 본지와 통화에서 “드라마가 공개된 이후 1주일 넘게 장난전화와 문자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빚이 12억정도 있는데 오징어 게임에서 승리하면 인생 역전이 가능할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의 문자가 오는 경우도 있고 난데없이 욕설을 퍼부은 뒤 전화를 끊는 사례도 있다고 한다.

경북 성주에서 양갱 사업을 하는 김씨는 10년 넘게 이 번호를 유지해왔다. 김씨는 “영업용 번호라서 바꿀 수도 없고 꺼둘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추석 연휴에도 계속해서 전화가 울리는 통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밝혔다.

문제가 커지자 넷플릭스는 23일 공식 입장을 내고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드라마 제작사 측에서 번호를 지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처음에는 100만원 정도의 피해 보상을 얘기하더니 24일에는 500만원에 합의를 보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은 빚더미에 오른 이들이 총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게임을 벌이는 내용의 드라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