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여 성향 방송인 김어준씨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지지를 호소한 가운데,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TBS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TBS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고 있다.
2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TBS 게시판에는 ‘김어준은 통제불가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게시판은 이메일 등을 통해 회사 소속임을 인증해야 글을 쓸 수 있다.
작성자 A씨는 “김어준은 TBS에 통제불가 신적 존재인가. 제작진은 어떤 요구도 못하느냐”며 “요구를 하지만 그가 말을 안 듣는거냐”라고 썼다. 그는 “솔직히 김어준이 TBS에 가져다 준 이익이 많았고 덕분에 (TBS가) 많이 알려지기도 했지만 그렇다고 내 월급이 오르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김어준으로 인해 뉴공(뉴스공장)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라디오본부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가 위기”라며 “이 위기로 인해 고용의 불안감도 생기고 안 해도 될 일이 많아지고 내년도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는 얘기를 들어니 내 고용과 내 월급도 어찌될까 불안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와중에 김어준은 우리 TBS에 도움 1도 안 되는, 오히려 위기를 가중시키는 발언을 개인 방송에서 했다”고 썼다.
작성자는 “대표(이강택 TBS 대표이사)와 김어준이야 계약직에 프리랜서니까 나가면 그만이겠지만 남아있는 우리들은 대표적인 좌파방송, 편파방송 등의 딱지를 안고 얼마나 더 힘들어야 하느냐”고 했다.
다른 직원은 이 글에 “어찌보면 우리가 초래한 것”이라며 “미래를 꿈꾸는 대표는 김씨랑 운명공동체니 싸고돌 수밖에 없을 거고 공장팀은 세뇌당해 (김씨를) 교주로 모신 지 오래인 거 같다”는 댓글을 달았다. 그는 “노조가 나서 쉴드(shield)치기 바빴고 우리도 김어준 팔이나 했지 신경도 안 썼다”며 “눈치만 보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떠날 사람들 때문에 이래야 하나. 대표도, 김어준도 다 정치적 욕심에 회사를 이용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김씨가 진행하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거센 비판도 받아왔다. 김씨는 최근 유튜브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내년도 TBS 예산을 삭감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9~20일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해 “정치적으로 매우 편향돼 있다고 수차례 방통위로부터 경고받은 프로그램이 2시간 동안 방송된다는 건 누가 봐도 형평에 맞지 않는다”며 “자극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는 시사프로그램의 탈을 쓰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