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뷰티·패션 크리에이터 아옳이(본명 김민영)가 한 피부과 병원에서 이른바 ‘건강 주사’를 맞은 뒤 전신에 검붉은 피멍이 든 모습을 공개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병원 측의 시술 과정, 이후 대응 등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유튜브를 통해 거듭 폈다.

이러한 주장을, 해당 병원이 6일 조선닷컴을 통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아옳이 주장 대부분이 과장됐거나 거짓이라는 것이다.

지난달 9일, 아옳이는 인스타그램에 “조금 징그러울 수 있다”며 5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팔, 배, 다리 등 전신이 피멍으로 가득한 아옳이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아옳이는 A피부과 병원에서 ‘만성염증’, ‘틀어진 체형’에 좋다는 건강주사를 맞은 뒤, 피멍이 생겼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주사가 ‘멍이 드는 시술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사진을 본 동료 유튜버, 연예인, 네티즌들은 “빨리 낫길 바란다”, “의료사고 아니냐”, “병원 어디냐”며 아옳이를 걱정했다. 이후 아옳이는 13일 유튜브에 주사를 맞게된 경위, 과정 등을 상세하게 설명한 15분짜리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

(왼쪽부터) 10월 9일·10월 13일·10월 30일 유튜버 아옳이(김민영씨)가 공개한 사진과 영상에 따르면 시술로 인한 멍이 점점 빠지고 있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아옳이 인스타그램·유튜브

그러나 A병원 측은 “어이없고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병원 관계자는 조선닷컴에 “아옳이가 인스타그램에 적은 글과 유튜브에서 한 발언들 중 사실과 다르고 왜곡·과장된 부분이 많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아옳이는 지난달 5일 A병원의 대표적인 ‘미용주사 시술’을 받았다. 아옳이는 ‘건강주사’라고 했지만, A병원 홈페이지와 소개자료들을 찾아봐도 ‘건강주사’라는 명칭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 시술의 가장 큰 효과는 ‘셀룰라이트 감소’다. A병원은 이미 업계에서 비만 및 셀룰라이트 전문 치료 병원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다이어트·뷰티 커뮤니티에서는 아옳이가 받은 시술을 ‘셀룰라이트 주사’라고 불렸다.

◇ “정말 멍에 대해 들은 적 없나요?”

10월 9일 아옳이가 '멍이 들지 않는 시술'이라고 쓴 글/아옳이 인스타그램

앞서 아옳이는 9일 ‘멍이 들지 않는 시술’을 받았음에도 멍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나 병원 관계자는 “아옳이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해당 시술은 지름 0.3mm의 얇은 주삿바늘을 전신 곳곳에 찌르기 때문에, 시술 부위에 통증과 멍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A병원 공식 소셜미디어에도 “시술 후 주사 부위에 멍이 든다. 2~3주 안에 대부분 사라진다”고 적혀 있었고, 이 병원이 공개한 시술동의서 양식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병원 측은 “고객 상담 시, 멍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하고 서면 동의를 구한다”며 “개인정보 보호법에 따라 공개할 순 없지만, 아옳이 역시 여기에 서명했다”고 했다.

A병원의 미용주사 시술 동의서에는 '멍'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병원 측은 “아옳이가 쇼핑몰 CEO, 유튜버인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혹시 멍 발생으로 촬영 스케줄에 문제가 생기면 시술일 변경도 가능하다고까지 말했다. 그랬더니 김씨가 2주간 아무 일정이 없어서 괜찮다며 10월 5일로 예약하고 갔다”고 했다.

A병원 홈페이지에 게재된 미용주사 시술 소개 글/A병원 홈페이지

병원 측은 “멍과 관련한 아옳이 발언이 바뀌었다”고 했다. 아옳이는 13일 유튜브에서는 “(주사를 맞은 후 병원에) 멍이랑 붓기에 대해 물어보니 미세한 멍이 들 수 있지만 화장으로 커버되는 수준”이라고 했다. 병원 측은 “멍 때문에 많이 놀라고 걱정한 건 이해가 가지만, 시술 전에 멍에 대해 알렸고, 차츰 멍이 사라질 거라고도 했는데 왜 SNS에서 멍이 들지 않는다고 했다가, 뒤늦게 말을 바꾼 건지 이해가지 않는다. 2019년부터 현재까지 이 시술을 1500여건 진행했는데, 아옳이 외에 멍으로 클레임을 건 고객이 한 분도 없었다”고 했다.

◇ “선(先)검사 후(後)결정 아닌, 선결정 후검사”

아옳이는 13일 유튜브에서 주사를 맞게 된 경위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몸이 잘 붓고 쑤셔서 이것저것 찾아보다가 A병원의 주사 시술을 알게 됐다. 9월 28일 상담을 받았는데 초음파 검사, 신경 검사, 피 검사 등 건강체크를 먼저 해주시더라. 그런데 검사 결과가 심각했다. 초음파를 보여주며 제 복직근이 벌어져 있고, 아기를 가지면 안 되는 몸이고, 근막이 똘똘 뭉쳐 있다고 했다. 그래서 그 주사를 추천해주셨다.”

정리하면 ‘병원 검사→결과 청취→시술 추천·결정’의 과정을 거쳤다는 건데, A병원 측은 순서가 뒤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아옳이가 이미 시술을 받기로 결정한 뒤, 시술 전 검사를 받았고 검사 결과를 들었다는 게 병원 측 주장이다.

관계자는 “아옳이는 마치 본 시술이 건강 증진, 치료 목적인 것처럼 오해를 유발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미용 목적의 본 시술을 받기로 결정하고 결제까지 마친 후 시술 준비 절차인 몇 가지 검사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 “유튜버라고 해서 꼼꼼히 시술한 것뿐..”

시술 시간을 두고서도 양측의 주장이 엇갈렸다. 아옳이는 A병원이 처음에 알려준 시술 시간은 2~3시간인데, 자신은 오전 10시에 마취를 하고, 눈을 떠보니 오후 8~9시였다고 주장했다. 병원에 10~11시간 동안 있었다는 거다. 그러면서 “눈 뜨고 몸을 봤는데 머리부터 발끝까지 멍이 있더라. 쇼크였다. 피가 많이 나서 지혈 하느라 시술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하더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밝힌 타임라인은 아옳이 주장과는 조금 달랐다. 아옳이가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10시 30분. 마취가 시작된 시간은 오전 11시 45분이며, 오후 7시에 시술이 끝났다고 한다. 그리고 30분 뒤, 아옳이가 마취에서 깨 눈을 떴다고 한다.

관계자는 “본 시술은 개인차가 있지만, 전신 미용주사 시술은 통상 4~6시간 소요된다. 아옳이가 모델, 유튜버라고 강조하기에 빠른 회복이 될 수 있도록 시술 전반을 좀 더 꼼꼼히 진행했다. 특히 얼굴 부분은 더욱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그리고 본인이 예약한 시간 보다 30분 늦게 내원한 것까지 감안하면 아옳이 시술은 통상적인 경우에 비해 1~2시간 정도 더 소요된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2~3시간 걸리는 시술을 마치 10시간 가까이 걸렸고, 마치 병원 측이 잘못한 것처럼 말한 건 문제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 ‘피가 많이 나서 지혈을 하느라 시술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하더라’는 아옳이 주장도 과장됐다고 했다. 관계자는 “주삿바늘이 굉장히 얇고 깊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일반적인 주사를 맞고 솜에 피가 깨알만큼 묻어나는 것보다 덜하다”라고 했다.

유튜버 아옳이 남편 서주원씨는 A병원 딸이 아옳이를 지혈해줬다고 주장했다./서주원 인스타그램

‘(원장) 딸이 아옳이 팬이라서 지혈을 직접 했다’는 아옳이 남편 서주원씨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관계자는 “원장 딸은 현재 A병원에 정식으로 근무 중인 직원이며, 아옳이 시술 당일 비품 정리와 환자 동선 안내 업무를 맡았다. 시술 후 회복하는 과정에서 남자 간호사가 자리를 지키는데 이때 여성 고객이 불편해하지 않도록 반드시 여성 직원을 동석시킨다. 이게 우리 병원 업무 방침인데, 그 여성 직원이 원장 딸이었다”라고 반박했다.

◇ “추가 시술, 충분히 설명 듣고 스스로 결제”

아옳이는 시술 후 마취에서 덜 깬 상태에서 병원 측 권유로 추가 시술 등을 결제했다고 주장했다. 서주원씨도 인스타그램에 “수면마취 깨지도 않은 사람한테 추가 시술 결제를 받았다”고 분노했다.

아옳이가 결제한 추가 시술은 의무는 아니고 환자 선택에 따른다. 병원 측은 최초 상담시 아옳이에게 추가 시술 프로그램에 대해 미리 설명했고, 아옳이가 모두 받겠다고 한 뒤 돌아갔다고 했다.

관계자는 “아옳이는 10월 5일 오후 7시 30분, 마취에서 깨어난 뒤 1시간 30분 동안 회복시간을 가졌고, 오후 9시부터 30분간 상담실에서 시술 경과 및 시술 후 주의사항, 추가 시술 내용 및 가격에 대한 설명을 다시 들은 뒤 스스로 결제했다. 그런데 유튜브에서는 마치 병원이 정신이 온전하지 않은 상태를 틈타서 원하지 않은 결제를 한 것처럼 말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 아옳이 “환불 안 해주면 유튜브에 올리겠다”

아옳이는 멍 상태가 심하다며 10월 8일 친동생과 병원을 찾아가 시술비 전액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병원 측이 환불을 거절했고, ‘병원은 잘못한 게 없으니 인스타그램, 유튜브에도 올리라고 하더라’며 ‘배째라’식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아옳이 유튜브

병원 얘기는 다르다. 아옳이에게 무상으로 멍을 빨리 없애는 치료를 해줄테니 경과를 지켜보자고 했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아옳이는 이를 수락하고, 멍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 50분 만에 “효과가 없다”며 다시 환불을 요구했다고 한다.

관계자는 “아옳이가 ‘당장 환불해 주지 않으면 소셜미디어에 올리겠다’며 ‘멍든 사진을 올리면 나는 유명해지고 돈도 더 많이 벌 수 있어서 좋다’고까지 했다. 그런데 자신이 위협한 사실은 쏙 빼놓고, 마치 병원에서 소셜미디어에 올리라고 한 것처럼 말해 황당했다. 생각을 해봐라. 도대체 어떤 병원이 먼저 소셜미디어에 올리라고 하겠냐”고 했다.

◇ “아옳이 가족까지 찾아와 소란”

아옳이는 10월 12일 남편과 다른 가족까지 대동해 A병원을 찾아가 환불 및 사과문 작성을 요구했다. A병원 측은 이 과정에서 아옳이 가족이 병원에서 소리를 지르며 소란을 피웠다고 주장했다.

관계자는 “세 사람이 병원에 찾아와 고성을 지르며 다른 환자 진료를 보고 있던 대표원장을 불러내 자신들의 주장을 시인하는 사과문을 쓰고, 치료비를 달라고 강요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원장이 쓰러지기도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녹취록도 모두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이날 아옳이는 대학병원에서 A병원 주사 시술로 ‘황달’과 ‘기흉’ 진단을 받았다며 치료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이에 A병원 측이 진단서나 CT 등을 요구하자, 아옳이가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 “분명 환불 해준다고 했다”

아옳이는 A병원 측이 시술비 환불을 수차례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관계자는 “병원 측 조건을 거부한 건 오히려 아옳이”라고 했다.

관계자는 “우리는 10월 10일, 분명 추가 결제한 시술 프로그램 환불을 해주겠다고 했다. 단, 주사 시술에 대해선 2주 후 내원해 멍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와 동시에 환불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아옳이는 이를 무시하고 소셜미디어, 유튜브에 병원을 비난하는 내용을 반복적으로 올렸다”고 했다.

10월 17일 아옳이 인스타그램

아옳이의 폭로 후, 병원은 막심한 피해를 입었다고 토로했다. 관계자는 “아옳이는 병원에 대한 폭로 후 유튜브 구독자 수도 늘고, 여전히 인스타그램에서 옷을 팔고, 유튜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보여 다행이지만, 우리 병원은 아옳이로 인해 일방적인 비난을 받아야 했다”며 “작년 유튜버의 허위 방송 때문에 폐업한 대구 간장게장집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을 정도로 피해가 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10월 말에 아옳이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보니 팔 쪽에 멍이 많이 사라졌더라. 혹시라도 시술 후 멍 때문에 아직도 고통받고 있거나 기타 문제가 있다면 내원하셔서 전액 환불을 요구해 주기 바란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 병원에 대한 비난에 잘못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선닷컴은 이에 대한 아옳이 측 입장을 다시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아옳이 측은 응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