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예능 프로그램 ‘집사부일체’가 여성을 성적(性的) 대상으로 삼는 표현을 자막으로 사용했다는 주장이 온라인에서 제기됐다.

지난 7일 방송된 SBS '집사부일체'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 편에 성희롱을 연상시키는 자막이 흘러나와 온라인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SBS

논란이 된 장면은 지난 7일 방송된 ‘집사부일체’ 194화 ‘스트릿 우먼 파이터 편’에 등장한다. 몸에 딱 달라붙는 상의와 짧은 바지를 입은 여성 댄서 ‘가비’가 남성 출연자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빙글 돌자, 출연진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이 장면에서 ‘누나 나 쥬겅ㅠ’이라는 자막이 하단에 흘러나왔다.

‘누나 나 죽어’는 남성 네티즌들 사이에서 ‘성적으로 흥분된다’는 의미로 통용된다. 여성이 야한 옷차림으로 등장하거나 야한 언행을 할 때 자주 쓰인다. 포털 사이트나 구글에서 해당 표현으로 검색하면 선정적인 이미지가 대거 쏟아진다.

'눈나 나 쥬겅(누나 나 죽어)'이란 표현은 남성 중심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성적 대상화한 사진과 함께 사용되곤 한다. /커뮤니티

네티즌들은 “온라인상 성희롱 밈을 방송에서 사용하다니 너무하다” “자막 담당자가 알고 썼든 모르고 썼든 문제가 되는 표현을 사용했으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제작진은 이런 자막도 거르지 않고 뭐 했나” 등의 의견을 냈다. 표현의 의미를 모른다고 해도 지상파에서 유행어를 남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비판도 있었다.

반면 “(표현에 대한) 지나친 검열은 피곤하다” “온라인상 표현을 모르고 쓴 것일 수 있다” “남성과 여성이 또 꼬리잡기하며 갈등을 벌이고 있다” 등의 반응을 보이는 네티즌도 있었다.

해당 표현을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9월 유명 번역가 황석희씨가 인스타그램에 영화 예매권 응모 이벤트를 설명하면서 “댓글로 한 줄. ‘눈나 나 죽어 ㅠ’ 또는 아무 말 환영”이라고 써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일자 황씨는 자신을 비판하는 네티즌을 겨냥해 “Social Justice Warrior”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적 올바름을 과하게 추구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의미의 말이라 한국말로 ‘불편충’, ‘PC충’ 같은 멸칭과 1:1로 상응한다. 딱히 좋은 말은 아니다”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