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 페이스북

경희대 국제캠퍼스 총학생회가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분교’ 발언을 비판하는 성명문을 공개했다.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온:ON’은 15일 페이스북에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라는 제목의 성명문을 올리고 “여당 국회의원이 가지는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한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이라며 고 의원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고 의원은 지난 13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한 ‘블라인드 채용법’ 발의를 예고하며 과거 KBS 아나운서로 입사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 이때 “저는 당시 경희대 수원캠퍼스(국제캠퍼스)를 졸업했지만 이 제도 덕분에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 제2, 제3의 고민정이 탄생하도록 동료 의원님들의 공동 발의를 요청드린다”는 말을 했고, 이 발언은 야권 비판과 동문들의 반발을 샀다.

고 의원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썼던 글. 오른쪽은 '분교' 표현을 삭제한 글이다. /페이스북

학생회 측은 “고 의원은 각종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문제 발언을 이어오며 모교를 욕보이는 언행을 일삼고 있다. 21대 총선 당시 고 의원 관련 보도로 경희 구성원들은 이미 큰 홍역을 치른 바 있다”며 “당시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경희대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했다. 학교의 이름을 진영정치의 틀 속으로 끌어들이지 마시라”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정치적 스토리텔링의 극적 선전을 위한 발언이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격하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 하셨느냐”며 “고 의원은 배려 없는 언행으로 모교를 블라인드 채용 제도 아니면 취업조차 힘들었던 대학으로 폄하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동문과 재학생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이원화 캠퍼스에 대한 인식이 고 의원의 발언으로 기사화되며 무너지는 것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답답함을 이해하느냐”며 “저희 학생들은 고 의원이 부끄럽다. 모교 역사에 대한 무지가,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은 언행이, 정치인으로서 더 나은 미래가 아닌 불확실한 편견을 제시한 행동이 부끄럽다”고 질타했다.

또 마지막으로 “지금도 경희의 이름으로 전진하는 수많은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준 고 의원 발언을 규탄한다”며 “발언의 당사자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고 의원은 1998년 경희대 수원캠퍼스 중국어학과(당시 중어중문학과)에 입학했고 2004년 KBS 공채 30기 아나운서가 됐다. 2017년 1월 퇴사한 뒤 문재인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캠프에 합류했으며, 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부대변인, 대변인을 지냈다. 지난해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번 논란이 불거지자 고 의원은 문제가 된 글에서 ‘분교’ 표현을 삭제했다.

◇ 경희대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 성명 전문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

지난 11월 14일, 고민정 의원은 자신이 ‘경희대학교 수원캠퍼스를 졸업했지만, 블라인드 채용 덕분에 KBS 아나운서와 국회의원까지 될 수 있었다’는 발언을 해 학내‧외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는 집권 여당 국회의원이 가지는 발언의 사회적 영향력을 간과한 무책임하고 경솔한 언행임이 분명합니다.

1. 경희대학교는 이원화 캠퍼스 체제의 성공적 사례입니다.

고 의원이 졸업한 경희대학교 중국어학과의 역사는 1952년 경희대학교의 개교와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1980년 3월 수원캠퍼스 설립과 함께 서울캠퍼스에서 이전하여 현재 외국어대학 중어중문학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경희대학교는 서울캠퍼스에 설립된 공과대학과 체육대학 등을 당시 수원캠퍼스로 옮겨 이원화 캠퍼스의 기틀을 만들고 발전해왔습니다.

경희대학교는 ‘하나의 경희’라는 기치 아래 성공적인 이원화 캠퍼스 체제를 통하여 눈부신 발전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각종 우수한 대학평가 지표와 입시성적 그리고 사회와 기업 내 평판이 이를 증명합니다. 지금도 우리 3만4천 경희인들은 아름답고 소중한 학문의 전당에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2. 경희대학교를 정치의 영역으로 끌어들이지 마십시오.

고 의원은 각종 인터뷰에서 지속적으로 유사한 문제 발언을 이어오며 모교를 욕보이는 언행을 일삼고 있습니다. 21대 총선 당시 고민정 의원 관련 보도로 경희 구성원들은 이미 큰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당시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다시 경희대학교를 정치의 도구로 이용하였습니다. 경희대학교는 한 명의 정치인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어선 안됩니다. 경희대학교의 이름을 진영정치의 틀 속으로 끌어들이지 말아주십시오.

3. 고민정 의원님,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스토리텔링의 극적 선전을 위한 발언이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에 대한 인식을 격하시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하셨습니까? 의원님은 배려 없는 언행으로 모교를 블라인드 채용 제도 아니면 취업조차 힘들었던 대학으로 폄하시켰습니다.

동문들이, 재학생들이 공들여 쌓아 올린 이원화 캠퍼스에 대한 인식이 의원님의 발언으로 각종 기사화되며 무너지는 것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답답함이 혹시 이해되십니까?

치열하게 미래를 꿈꾸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학생들에게 ‘과거’에 학생이었다는 이유로 상실감을 심어주실 자격이 있으십니까?

저희 학생들은 의원님이 부끄럽습니다. 모교의 역사에 대한 무지가, 사회적 파급력을 고려하지 않은 언행이, 정치인으로서 더 나은 미래가 아닌 불확실한 편견을 제시한 행동이 부끄럽습니다.

‘그대 살아 숨 쉬는 한 경희의 이름으로 전진하라.’ 지금도 경희의 이름으로 전진하는 수많은 경희 졸업생과 재학생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안겨준 고민정 의원의 발언을 규탄합니다. 또한, 발언의 당사자로서 책임있는 역할을 이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제53대 총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