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천에서 발생한 ‘층간소음 갈등 흉기 난동 사건’에서 현장을 보고도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은 경찰의 부실 대응이 논란인 가운데, 흉기에 찔린 피해자가 의식불명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은 지난 15일 오후 4시50분쯤 인천시 남동구 서창동의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4층 주민 A(48)씨는 층간소음 문제로 3층에 거주하는 50대 부부 B씨 부부와 20대 딸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A씨와 피해 가족을 분리조치했다. A씨를 4층 집으로 올려보냈지만, A씨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흉기를 휘둘렀다. B씨의 아내, 딸과 함께 있던 여경은 지원 요청을 이유로 현장을 벗어나 동료 남경이 있는 1층으로 뛰어 내려갔다.
당시 1층에서는 남경이 B씨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상황을 들은 B씨는 3층으로 뛰어 올라가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그러나 B씨의 아내는 A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이 찔린 상태였다.
경찰관 2명은 바로 3층으로 가지 않고, 무전으로 지구대에 추가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는 사이 건물 1층 공동 현관문이 닫히면서 잠겼다. 출입 비밀번호를 모르는 경찰관들은 B씨가 범인을 제압하고, 이웃들이 현관문을 열어준 뒤에야 A씨를 체포할 수 있었다.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인천경찰청장은 18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문을 게재했다. 송민헌 청장은 “피의자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는 별개로 철저한 감찰 조사를 통해 직원들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B씨의 아내는 의식 불명 상태다. B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관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아내의)뇌가 손상돼 산소 공급이 안 돼 하얗게 죽은 거다. 식물인간 될 확률이 90%가 넘으니까, (의료진)그렇게 생각하시라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