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부선씨가 서울 종로구 한 중고서점 외벽에 그려진 자신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벽화를 훼손했다. 김씨는 앞서 해당 벽화를 두고 “예술을 빙자한 폭력행위”라고 반발했다.
김씨는 2일 오전 7시 30분쯤 페이스북에 “법은 멀고 사인펜은 가깝더라”라며 새벽 시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벽화 속 여성의 얼굴은 다양한 색깔로 칠해져 눈코입을 알아보기 힘들게 바뀌었다.
김씨는 또 빨간색으로 자신의 서명과 함께 글도 남겼다. 그는 “약자를 보살핀다고? 민주당 국민의힘당 웃기지 마시라. 니들이나 잘해라. 정의를 위하여 한 줄 남긴다”고 적었다. 또 다른 사진에는 “법은 멀고 펜은 가깝다. 나이와 성별은 달라도 인격은 똑같다”는 문장이 적힌 모습이 담겼다. ‘KBS’, ‘블랙리스트 B.S’라는 문구는 김씨 이름의 영문 약자로 보인다. 김씨는 2017년 자신을 ‘블랙리스트 1호 배우’라고 칭한 바 있다.
김씨는 전날 해당 벽화를 두고 “예술을 빙자한 폭력행위 범죄자를 고발한다”며 “나는 그냥 배우 김부선이다. 누군가의 엄마고 가족이며 또한 힘없고 백 없는 대중문화 예술가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김건희도 김혜경도 아니다. 나는 대선후보 지체 높은 분들 마누라가 아니란 말이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벽화를 그린 작가 탱크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상당히 아쉬운 일이 벌어졌다. 이런 일이 처음이라 한편으로는 많이 당황스럽다”며 “김부선씨가 김부선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부득이하게 참여 예술 형태가 되어버린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도 “미리 원하시는 부분을 메모로 남겨주셨으면 충분히 수정할 수도 있었는데 그 점이 좀 아쉽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