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외국 가상화폐 거래소 이름을 도용해 가짜 거래소를 열고, 가짜 홍보 영상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55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 MBC 뉴스데스크

암호화폐로 돈을 벌게 해준다는 가짜 홍보영상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뒤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한 달 만에 피해자는 1만2000여명, 피해 금액은 5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의 혐의로 자금책과 모집책 등 사기조직 간부급 9명을 구속하고 1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4월 1일 ‘비트바이’라는 캐나다 유명 거래소의 이름을 도용해 가짜 암호화폐 거래소를 열었다. 그리고는 암호화폐로 8개월 만에 25억원을 벌었다는 여성을 내세운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영상 속 여성은 25억원이 든 계좌를 인증하고 8시간마다 0.5%씩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그러나 여성이 탄다는 고급 외제차나 통장 잔액은 가짜였고, 사기조직이 고용한 아나운서 지망생이나 모델이었다. 수익 영상도 실제 암호화폐 시세에 맞춰 8시간마다 0.5%씩 수익을 낸 것처럼 인공지능 프로그램의 계산 결과만 보여준 것이었다.

또 유명 유튜버를 섭외해 가짜 투자자의 성공 비결을 공개하는 식으로 투자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재테크 유튜브 채널에 출연했던 한 가짜 투자자는 또 다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모델 구인 사이트에서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고 촬영에 응했다”며 “실제로는 코인도, 주식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러한 방법으로 약 1만2000명에게서 550억원 이상을 끌어모았다. 5월 10일 돌연 사이트를 폐쇄한 이후에는 투자금을 100여 개의 2차 대포계좌로 분산시켰다가 두 단계를 거쳐 또 다른 대포통장으로 옮긴 후 현금으로 찾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