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아침, 산타 할아버지 구하시는 분을 찾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자 합니다. 다문화, 한 부모, 결손 가정은 무료입니다.”

서울에 사는 민모(35)씨는 지난 22일 중고 거래 앱 당근마켓에 빨간색 산타클로스 옷을 입은 사진과 함께 이런 글을 올렸다. 민씨는 “코로나로 팍팍한 세상에서 저도 아이들도 성탄절만큼은 행복했으면 해서 알바(아르바이트)를 기획했는데 10명이 넘게 문의를 해왔다”고 했다. 그는 “선물과 시나리오는 부모님들이 준비하고, 알바비는 교통비 정도만 주시면 된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코로나 사태 2년째인 올해 크리스마스를 맞아 대면 접촉을 줄이면서도 성탄절을 즐기려는 여러 아이디어가 나오고 있다. 예년 성탄절에는 산타 분장을 한 선생님이나 학부모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을 찾아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나눠주는 행사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 확산세로 대면 접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생기면서 집에서 어린이들이 산타를 일대일로 만날 수 있도록 ‘산타 알바’를 찾는 사람들이 늘었다. 방문 공연 업체를 운영하는 박서희(40)씨는 “이번 크리스마스 시즌에 집으로 찾아가 동화를 공연하는 ‘홈뮤지컬’과 선물을 주는 ‘방문 산타’ 예약이 한 달 전에 이미 꽉 찼다”고 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에서는 줌(zoom)으로만 산타를 보여줘서 알바를 구하려고 한다” “어린아이라 동심을 유지해주고 싶은데 산타 알바는 없으신가요?” 등의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생활용품점 다이소에 따르면, 12월 1~22일까지 크리스마스 관련 복장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배가 넘었다.

최근에는 젊은 층 사이에서 온라인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만들기가 인기다. 익명의 개발자가 만든 ‘내 트리를 꾸며줘’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에 접속해 자기의 트리를 만든 뒤 친구의 소셜미디어로 인터넷 주소를 보내면, 친구가 그 트리에 장식물을 걸고 메시지도 남길 수 있다. 이 메시지는 25일 성탄절이 되어야 볼 수 있다. 지난 19일 이 서비스가 출시됐는데 나흘 만에 186만명의 이용자가 2500만여 개의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서비스를 이용한 동작구 직장인 이모(26)씨는 “크리스마스 당일에 지인들이 나에게 적은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으니 성탄절 선물을 받는 기분이 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