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어린이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는 40대가 자신이 운영하는 센터에서 일하는 20대 직원을 폭행해 숨지게 한 가운데 경찰이 가해자가 자수하기 전 현장에 출동하고도 그냥 돌아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2일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인 A씨는 지난달 31일 오전 2시께 스포츠센터에서 “어떤 남자가 누나를 폭행했다”고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 A씨는 횡설수설하며 가해자가 도망갔다는 취지로 말했다.
경찰은 피해자인 20대 직원 B씨가 누워있는 것을 발견했지만 A씨는 “술에 취해서 자는 것”이라고 했다.
경찰은 B씨 어깨를 두드리고 가슴에 손을 얹어 봤지만 이상이 없다고 판단했고 현장에서 철수했다.
A씨는 약 7시간 후인 같은 날 오전 9시쯤 “일어나보니 직원인 B씨가 의식이 없다”며 직접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해보니 B씨는 숨져 있었고,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 하의는 모두 탈의한 상태였고 엉덩이 쪽에는 외상이 발견됐다.
경찰은 당초 A씨에게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다가 이후 조사 과정에서 살인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긴 플라스틱 막대가 피해자의 장기를 건드려 사망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는 1차 소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경찰은 A씨가 B씨 항문 부위에 70cm 길이의 막대를 찔러 넣은 것이 사망 원인 중 하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1차 출동 당시 B씨가 숨진 상태였는지 확인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