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내 응급환자가 발생해 의사를 찾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 12일 부산에서 출발해 서울로 가던 KTX 열차에서 의료진을 애타게 찾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한 승객이 복도에 쓰러져서 호흡곤란을 호소한 것이었다. 이 승객은 당시 열차에 탑승 중이던 국립암센터 소화기내과 주현진 전문의 응급조치 덕에 목숨을 구했다. 이 같은 선행은 열차 동승자가 국민신문고에 제보하면서 뒤늦게 알려졌다.
11일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주 전문의는 이날 승무원의 긴급 방송을 듣고 즉각 환자에게 달려갔다. 환자는 양팔이 저리고 가슴에 통증이 느껴진다고 했다. 증상을 전해 들은 주 전문의는 환자의 맥박, 호흡 등 활력 징후를 확인한 후 호흡곤란 원인을 몇 가지로 압축했다.
이후 승무원에게 자동심장충격기(AED) 준비를 요청했고, 구급대원이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를 안심시켰다. 열차가 오송역에 정차했을 때 환자는 구급대원에게 인계됐다. 이때도 주 전문의는 “공황장애로 인한 호흡곤란이나 심장질환일 수 있다”며 “심전도 검사를 우선 시행해달라”고 구급 대원에게 부탁했다.
제보자는 “환자를 생각해서 지체 없이 달려갔던 주현진 선생님을 칭찬하고 싶다”며 “이런 일들이 알려져야 더 많은 의사들이 사명감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주 전문의는 당시 상황에 대해 “병원 밖에서 응급 상황이 생겼을 때 저 역시 두려움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도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고 했다. 또 “만약 밖에서 응급환자를 다시 마주한다면 주저 없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암센터는 주 전문의의 용기 있는 행동을 칭찬하기 위해 지난 3일 모범직원 표창장을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