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은 김지은씨가 진보진영 ‘미투’ 이슈와 관련해 “나와 남편은 안희정 편”이라고 말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아내 김건희씨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김지은씨는 17일 오후 한국성폭력상담소를 통해 “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된 사건에조차 음모론과 비아냥으로 대하는 김건희씨의 태도를 보았다. 피해자들의 울부짖음이 담긴 미투를 그렇게 쉽게 폄훼하는 말들도 들었다”며 김씨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요구했다.
이어 “당신들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결국 2차 가해의 씨앗이 됐고, 지금도 악플에 시달리고 있다”며 “2차 가해자들은 청와대, 여당 후보의 캠프 뿐만 아니라 야당 캠프에도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명확히 알게 됐다. 당신들이 세상을 바꿔줄 것이라 기대하지 않는다. 하지만 변화의 노력에 장애물이 되지는 말아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낱 유한한 권력을 가지고, 국민을 나누고, 조종하고, 조롱하는 당신들에게 맞서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
김지은씨 관련 발언은 전날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보도한 김씨와 유튜브 ‘서울의 소리’ 촬영기사 이명수씨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 등장한다.
해당 녹취록에서 김씨는 “문재인 정권이 먼저 그거(미투)를 터뜨리면서 그걸 (화두로) 잡자 했잖아. 뭐 하러 잡냐고 미투를. 사람이 살아가는 게 너무 삭막해”라고 말했다. “난 안희정이 불쌍하더만 솔직히. 난 안희정 편이었거든. 아니 둘이 좋아서 한 걸 갖다가 완전히 무슨 강간한 것도 아니고”라고도 했다.
또 “보수들은 챙겨주는 건 확실하지, 그렇게 뭐 공짜로 부려먹거나 이런 일은 없지. 내가 봐서는 그래서 미투가 별로 안 터지잖아”라고 했다. 진보 진영에서 미투가 터진 건 “돈을 안 챙겨주니까”라고 했다. “나랑 우리 아저씨(윤 후보)는 안희정 편이야. 지금도. 왜 미투를 해야 돼?”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씨는 MBC ‘스트레이트’에 보낸 서면 답변을 통해 “성을 착취한 일부 여권‧진보 인사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매우 부적절한 말을 하게 됐다”며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한편 윤석열 후보는 17일 오후 서울 중구 호텔 신라 다이너스티홀에서 열린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에 참석해 아내 김건희씨 통화 녹취록 보도와 관련해 “많은 분들에 심려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털어놨다. ‘나와 남편은 안희정 편’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그 내용에 대해서는 따로 드릴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