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음식점에서 돌보던 고양이가 학대로 잔혹하게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30일 동물권 단체인 동물행동권 카라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소재의 한 음식점에서 기르던 고양이 ‘두부’가 살해됐다. 카라는 “두부는 천진난만하고 발랄한 이제 막 1살이 채 안된 고양이였다. 종종 가게 현관 앞에 앉아서 오고 가는 손님들과 인사를 나눴고, 주변을 지나는 상인과 지역 시민들 중 두부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했다.
가해자는 175∼180㎝의 20대∼30대 초반의 남성으로 추정된다. 당시 이 남성은 검은 점퍼를 입고, 손에는 흰 장갑 또는 천을 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을 지나던 한 시민이 범행을 목격하고 소리치자, 가해자는 현장에서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카라가 공개한 현장사진을 보면, 사건이 발생한 건물 외벽에는 붉은 혈흔이 이곳저곳 튀어 있다. 목격자는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음에도 살해범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양이를 수차례 바닥에 내리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 측은 “이 사건은 2019년 경의선 숲길에서 발생한 자두 사건과 꼭 닮아 있다”며 “두부 사건 역시 작고 힘없는 대상을 무참히 살해한 범인이 검거되어 마땅한 처벌이 내려질 때까지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했다.
아울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동물 학대 현실을 예방하고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으나, 아직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주변 CCTV 등을 토대로 조사 중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도 이 사건에 대해 경찰의 적극 수사를 요청했다. 이 후보는 30일 페이스북 ‘이재명의 페이지’에 사건 관련 청원글을 공유하며 “잔인한 범행을 보고 참혹한 마음에 그만, 잠시 말을 잃고 말았다. 작은 고양이를 향했던 끔찍한 행위가 다음번에는 힘없는 사람을 향할 수 있다”며 “동물학대는 명백한 범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