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네티즌이 지난 1일 '카메라 주인 찾아요' 라고 올린 당근마켓 게시물. 실제 카메라 주인은 이 네티즌으로 "일종의 사회실험"이라고 했다. /온라인커뮤니티

“공원 벤치에서 카메라 주웠습니다. 주인분 찾아가세요”

최근 한 네티즌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사진 찍으러 왔다가 주웠다. 인근 경찰서에 맡길까 하다가 혹시 몰라 보관하고 있다”라고 게시물을 남겼다. 해당 게시물 내용과 달리 이 카메라는 누군가가 실제로 잃어버린 물건이 아니었다. 게시물을 올린 A씨는 “사실은 내 카메라다”며 “당근마켓에서 사회실험 해본 것”이라고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밝혔다.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에 에어팟 등 자기 물건을 올려놓고 “주인분 찾아가라”라고 한 뒤,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일종의 사회실험을 따라 한 것이다. 이러한 실험 중 일부는 사람들이 “내 물건이다”라고 우기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A씨도 이러한 결과를 기대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결과는 ‘반전’이었다. A씨가 당근마켓 이용자와 나눈 대화를 보면 이들의 첫 마디는 “좋은 분이시다”였다. 한 이용자는 “좋은 뜻인 것은 알지만, 분실자가 당근(마켓) 안할 수도 있으니 경찰서에 맡기는 게 좋다”고 했고, 다른 이용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곳에도 글을 올렸다”고 했다.

이외에 “카메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게시물을 올리는 게 좋다. 시리얼 번호는 노출하면 안 된다”, “상당히 고가의 물건인데, 참 좋으신 분이다” “(거짓으로) 많은 사람이 연락 할텐데 조심하길 바란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카메라 주인 찾아요' 라는 당근마켓 게시물에 이용자들이 남긴 대화 중 일부. /온라인커뮤니티

이를 두고 A씨는 “본인 물건이라고 우기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며 “하다 보니 너무 좋은 분들만 만나서 바로 그만뒀다”라고 했다. 이후 다른 네티즌이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로 A씨와 똑같은 게시물을 올렸지만, 비슷한 결과였다. 누구도 자신의 것이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좋은 분이다” “경찰서에 가져가는 것이 좋아 보인다”고 했다.

이를 본 네티즌들은 “아직 사회는 따뜻한 것 같다” “원래 비정상이 더 눈에 들어올 뿐이지, 정상인이 더 많다” “한국이 남의 물건에 잘 안 가져가긴 한다”라고 했다. 다만 일부는 A씨를 비롯한 이러한 행동에 대해 “사람들의 좋은 마음을 실험하지 마라” “사회 실험이라고 포장하지 말고 저분들에게 사과해라”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