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근 불거진 '과잉 의전' 등 논란에 대해 사과 기자회견을 하며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혜경씨가 9일 공무원 불법 심부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 등에 대해 사과한 것을 놓고 온라인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이 후보를 지지하는 쪽에서는 “최선의 사과”라고 옹호했고, 지지하지 않는 쪽에서는 “전파낭비”라고 비판했다.

9일 오후 김씨의 사과 직후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인 클리앙에는 김씨를 옹호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한 네티즌은 “최선의 사과라고 생각한다. 기자들 질문도 받아주셨다. 정말 수고하셨다”고 썼다. 다른 네티즌은 “본인이 딱히 뭘 잘못한 게 아니라 아랫사람 관련으로 여러 ‘물의’가 빚어진 만큼 윗사람으로서 죄송하다고 정확하게 사과한 것 같다”고 했다.

클리앙의 한 네티즌이 “뭘 사과한다는 건지. 알 수 없는 사과문”이라는 반응을 보이자, ‘빈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아무 것도 적지 않은 댓글을 달아 해당 의견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히는 방식이다. 이 사이트에서는 김씨의 사과를 비난하는 이들을 놓고 ‘벌레’, ‘분탕종자’ 등의 표현을 쓰며 비하하기도 했다.

또 다른 친여 성향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게시판에서도 김씨를 옹호하는 의견들이 눈에 띄었다. 한 네티즌은 “여사님(김씨) 기자회견 매우 깔끔하고 좋았다”며 “불필요한 자승자박 발언 전혀 없으셨고 논리, 태도, 표정 모두 품위있으면서도 겸손해 보였다”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깔끔 정직한 기자회견”이라며 “직접 지시한 것도 아니고 아래 공무원이 점수 따려고 혼자 한 것”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이 사이트에서는 일부 언론 기사를 공유하며 김씨에게 우호적 댓글을 달아달라고 요청하는 글도 있었다.

김씨의 사과를 비판하는 여론도 적지 않았다. 엠엘비파크에는 김씨의 사과를 놓고 “10분 간의 전파 낭비 수준”이라고 하는 글이 올라왔다. “‘사과하라니까 한다’는 수준”, “살다 살다 이런 영혼 없는 사과는 처음 본다” 등의 반응도 있었다. 김씨의 기자회견이 적절했는지를 묻는 글에는 댓글을 단 네티즌 대부분이 “안하니만 못한 사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글에는 “의미 없는 사과”, “뻔뻔하다”, “사과가 아닌 자폭” 등의 댓글이 달렸다. 김씨가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최선을 다해 협조한다. 결과가 나오면 응분의 책임을 지겠다”고 한 대목을 놓고는 “선거 이기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한 네티즌도 있었다.

다른 대형 커뮤니티인 에펨코리아에도 김씨의 사과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이 많았다. 한 네티즌은 “역대 최악의 사과다. 뭘 사과했는지 모르겠다”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이런 식으로 사과할 거면 사과를 안 하는 게 낫다”고 했다. “사과가 아니라 변명”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김씨의 사과가 야권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이를 보도한 뉴스 기사에는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뤘다. “공사 구분도 못하는데 영부인이 되려고 하느냐”, “이런 식으로 사과할 일이 아니고 수사를 받아야 할 문제”, “무슨 건에 대한 사과인지도 명시하지 않은 사과가 사과냐” 등이다. 다만 “기자회견 잘 했다. 영부인 될 사람의 자세와 태도”, “수십억 주가 조작보다 이정도 사건이 중요하냐” 등 옹호 의견도 일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