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안치환씨 건물. /조선DB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빨갱이’ 등의 노래로 유명한 민중가수 안치환씨가 서울 마포구 연남동 소재 본인 소유 건물 주차장에 불법 건축물을 만들었다가 구청에 적발됐다. 구청 시정 요구에도, 안씨는 1년째 불응하며 불법 건축물을 계속 활용 중인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안씨는 2016년 아내와 20대 자녀 등 공동 명의로 연남동 3개 필지를 사들여 건물 4동(棟)을 올렸다.

연남동 주민 A씨는 15일 조선닷컴에 제보 메일을 보내왔다. 안씨가 본인 소유 땅에 불법 건축물을 세우고 소음을 일으키는 등 이웃에 불편을 끼쳐 구청에 신고했지만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A씨는 이어진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동네 주민들은 안치환씨 건물로 인해 많은 피해를 보고 있다. 조용한 주택가에 거대한 건물을 올려 불법주차, 쓰레기 발생, 소음 등의 생활피해는 물론이고, 건물 지하에 무허가로 공연장을 설치하고 주차장 뒤편에 불법 건축물까지 지은 상황”이라고 했다.

민원인은 “주민들이 마포구청 건축과와 안전과에 수차례 민원을 제기했고, 구청 측에서도 불법건축물임을 확인해 시정 공문을 발송했으나 안치환씨 측에서 묵묵부답이라 손을 쓸 수 없다고 한다”라며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도 주민들과 잦은 마찰이 있었고, 공연장을 짓지 않겠다고 거짓말한 뒤 몰래 지었다. 구청은 힘이 없는 건지, 아니면 유명 가수이기 때문에 봐주는 건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민원인은 “안치환씨는 민중가수라고 스스로를 소개하며 무슨 불의에 맞선다는 둥 얘기하지만 실상 우리 주민들이 보기엔 너무나 폭력적이고 막무가내인 기득권 자본가에 불과하다”라고 주장했다.

가수 안치환. /조선DB

조선닷컴이 부동산등기부등본과 지방자치단체, 현장 취재 등을 종합한 결과, 불법건축물과 무허가 공연장에 대한 A씨 주장은 대체로 사실이었다. 실제로 불법건축물이 구청에 적발됐고, 1년째 불법 기록은 지워지지 않고 있었다. 마포구청 측은 “불법 건축물과 관련해서는 민원인에게 답변한 내용 그대로”라며 “신축 초기 불법 건축물 지적을 받고 한차례 철거했다가 다시 만든 뒤에는 철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건물 내에 미등록 공연장이 있는 것도 사실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기록에 따르면, 안씨는 2016년 4월 부인과 공동명의로 마포구 연남동에 위치한 건물을 사들였다. 매입가는 52억5000만원.

이 건물에는 B은행이 설정한 채권최고액 51억원이 걸려있다. 1금융권이 통상 대출금의 120%를 담보로 잡는 점을 감안하면, 안씨는 약 40억원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안씨는 이 땅에 지하 2층~지상 8층 규모 신축 건물 2개 동을 올렸다. 불법 건축물은 1층 옥외 주차장에 세워졌다. 4평 남짓한 창고처럼 보이는 건축물이다.

안치환씨가 아내와 자녀 명의로 소유한 또 다른 연남동 건물. /김소정 기자

안씨는 논란의 건물을 산지 1개월만에 연남동에 또 다른 건물 2동을 사들이고 리모델링했다. 대지 82평에 지어진 3층 건물이었고, 매입가는 24억2000만원이었다. 이 건물 명의는 본인과 아내, 두 자녀 공동 명의였다. 매입 당시 두 자녀 나이는 각각 21세와 24세였다.

현지 부동산 업계와 실거래가 등을 종합하면, 안씨가 52억5000만원에 산 토지(건물 2개동)은 현재 최소 120억원, 24억2000만원에 산 토지(건물 2개동)는 50억원 정도로 올랐다. 합산 시세 차익은 100억원에 육박한다.

조선닷컴은 안씨 측 입장을 들으려 소속사 등에 10여차례 이상 연락했지만, 답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