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전 중구에서 열린 한 커플의 결혼식./조선일보 DB

지난해 결혼 건수가 처음으로 20만건 밑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은 작년 결혼 건수가 19만2509건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전년보다 2만993건(10%) 줄었다.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3년(41만건)과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코로나 사태의 영향으로 결혼을 미루는 경우도 있지만, 독신이 늘어나는 등 기본적으로 결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는 조모(29)씨는 “결혼으로 얻을 수 있는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결혼할 생각이 없다”며 “사회적인 성취와 결혼, 임신, 출산, 육아가 양립하기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혼을 해도 아이를 늦게 낳고 있다. 첫 아이가 늦어지면 둘째를 생각하기 어려워 인구 감소의 우려가 커진다. 지난해 엄마가 된 여성들의 평균 연령은 33.4세였다. 아이가 초등학교에 갈 땐 마흔살이 된다. 2019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평균은 28.3세다.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에 사는 고모씨(36)는 결혼한 지 4년 만인 작년 11월 딸을 출산했다. 내 집 마련을 위해 돈을 모으려고 자녀를 늦췄다. 고씨는 “딸이 대학 갈 나이면 환갑을 바라보게 된다”면서 “자리를 잡은 뒤 아이를 가지려고 미뤘는데 서른 후반에 백일 된 아이를 보니 걱정이 앞선다”고 했다.

실제로 결혼 후 아이를 낳기까지의 기간이 늘어났다. 지난해 출생아 중에 결혼 5년이 넘어 낳은 아이가 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000명(1.8%) 증가했다. 반면, 결혼 2년 내에 낳은 아이는 전년보다 1만명(-10.7%)이 줄었고, 2~5년인 경우는 4000명(-4.1%) 감소했다. 이런 추세다 보니 35세 이상의 출산율이 상승했다. 35~39세의 여성 1000명당 출산하는 아이의 숫자가 2016년(48.7명)까지는 증가하다 계속 줄어 2020년(42.3명)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43.5명으로 반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