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인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음식에 술을 마시는 모습. /CJ대한통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은 28일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밝혔다. 본사 점거 농성에 들어간 지 19일 만이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만 해제하고 파업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가 CJ대한통운 본사 점거를 해제한 이유로는 점거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연이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점거 과정에서 했던 일탈행동이 드러나서 그런 것 아니냐는 말들이 나온다.

이날 CJ대한통운이 공개한 CCTV 영상을 보면 지난 27일 15명의 노조원이 둘러앉아 배달 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자리를 펴고 음식을 나눠 먹다가, 벽쪽에 있는 봉투에서 술병을 꺼내 따라마시는 등의 모습이 담겼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지난 21일 물과 소금까지 끊는 아사단식을 시작했다. 이후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다. 24일에는 혈압이 높고, 혈당이 낮아졌다. 이날 정오쯤 진 위원장의 건강상태를 진단한 임상혁 녹색병원장은 취재진에게 “오늘을 버티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소변을 보지 못하는데 굉장히 큰 문제고 신장 기능들이 다 망가질 수 있다”고 했다.

이날도 택배노조 조합원 가운데 일부는 점거 중이던 CJ대한통운 본사에서 족발과 소주를 나눠먹었다고 한다. 이날 뿐만 아니라 “거의 매일 그랬다”는 게 CJ대한통운 관계자의 주장이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남의 회사 로비를 불법 점거하고 족발을 사다가 술을 마시며 음주 회식을 하는 것도 상식적이지 않지만, 위원장의 생명이 경각에 달했다며 병원으로 후송된 당일 밤에 술을 사다 마시는 이들의 행태는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 중인 택배노조 조합원들이 음식에 술을 마시는 모습. /CJ대한통운

결국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다. CJ대한통운 대리점연합회에 따르면 택배노조 집회에 참석한 조합원 중 10명가량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 주요 집회에 참석한 집행부 간부 1명이 확진됐고, CJ대한통운 본사 농성자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왔다고 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좁은 공간에서 수십여명이 집단으로 숙식하면서 음주, 흡연, 윷놀이 등을 같이하는 행태 때문에 대규모 확진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고 했다.

김태완 택배노조 수석부위원장은 28일 “파업 사태를 끝내기 위한 전향적 노력을 해달라는 민주당 요청에 화답해 오늘부로 CJ대한통운 본사 점거 농성을 해제한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오전 “택배노조 파업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더 이상 가중되거나 사회적 합의의 정신이 퇴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추가 사회적 대화를 요청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 직원을 폭행하고, 문 부수고 들어와 한다는 얘기가 ‘대화에 나서라’는 것”이라며 “택배노조의 대화 방식은 손이나 발로 하는 것이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