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을 점거한 택배노조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CJ대한통운 제공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CJ대한통운 본사 불법 점거 등 파업을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최근 집회와 점거 농성에 참여한 노조원들이 잇달아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28일 노동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 본사를 점거했던 노조원 A씨가 최근 확진됐다. A씨는 지난 10일부터 21일까지 80여 명 노조원과 함께 본사 3층을 점거했고, 22일 집에 귀가한 후 인후통 등을 느껴 자가진단을 했다. PCR 검사 결과 25일 최종 양성 판정을 받았다. A씨와 함께 상경해 CJ대한통운 본사 인근 모텔에서 노조원들과 숙식하면서 집회에 참가한 노조원 B씨도 25일 확진됐다.

택배노조 주요 집회에 참석한 집행부 간부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에서 지난 15일부터 상경 투쟁했다가 복귀한 노조원 10여 명도 확진됐다고 한다.

택배노조는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택배 요금 인상 대부분을 회사가 챙기고 있다며 지난해 12월 말부터 파업 중이다. 이달 10일 CJ대한통운 본사 1층과 3층을 기습 점거했다가 21일 3층 점거를 해제했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일 ‘보건당국에 드리는 호소문’에서 “노조원들이 불법 점거 중 수시로 마스크를 벗고 7명 이상이 모여 식사와 음주를 하는 등 방역 수칙을 어기고 있다”며 “음주, 흡연, 윷놀이 등 여가활동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했다.

CJ대한통운이 공개한 본사 건물 CCTV 동영상에는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인 27일 10여 명의 노조원이 둘러앉아 배달음식을 먹는 장면이 담겼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28일 CJ대한통운 택배노조 파업현장을 찾아 파업을 끝내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요청했다. 민주당 민생연석회의는 이날 파업 현장 방문을 마친 후 “택배노조에 파업사태를 끝내기 위해 전향적인 노력을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대화와 협상을 통해 더 나은 작업 현장을 만들어 달라”고 밝혔다. 이들은 “CJ대한통운도 더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 달라”며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국민들의 불편이 더 커져서는 안 되며 사회적 합의의 정신이 퇴색돼서도 안 된다고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