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삼일절.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에 내걸린 한 광고판이 온라인을 들끓게 했다. 한일 프로젝트 걸그룹 ‘아이즈원’ 출신 미야와키 사쿠라의 생일 기념 광고판이었는데, 왼쪽 하단에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旭日旗)를 연상케 하는 그림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온라인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에는 미야와키 사쿠라 생일 광고판 사진이 여기저기 퍼졌다. 중국 팬들이 그녀의 생일(3월 19일)을 축하하기 위해 사비로 삼성역에 광고판을 게시한 것. 광고판은 2월 28일부터 걸렸다.
광고판에는 ‘미야와키 사쿠라 사쿠라 생일 축하해’ ‘벚꽃이 다시 피는 그날을 기다려. miss you so much’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문제가 된 건, 광고판 왼쪽 하단의 사쿠라 사진 배경이다. 그의 얼굴 뒤, 선이 뻗어 나가는 모양이 욱일기를 연상케 했기 때문이다. 욱일기는 태평양 전쟁 패전 때까지 당시 일본군 군기(軍旗)로 사용됐다. 이 때문에 한국인들은 욱일기를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여긴다.
광고판을 본 네티즌들은 거센 비판을 쏟아냈다. 하필 일본의 식민통치에 항거하고, 한민족의 자주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렸던 삼일절이라 파장은 더욱 컸다. 급기야 서울교통공사에 전화와 문자로 항의해 광고판을 내리자는 네티즌들까지 등장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광고판을 발주한 것으로 추정되는 팬이 트위터에 “디자인 콘셉트는 만화 칸이다”라며 해명글을 남겼다. 이어 그는 “광고주에게 급히 연락해서 바꿨다”고 상황을 진정시켰다.
잇따른 민원으로 삼성역은 해당 광고판을 이날 오후 1시쯤 내렸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조선닷컴과의 통화에서 “해당 논란을 인지하고 곧바로 광고를 내렸다. 광고주에게 시안을 수정해달라고 요청했다. 만약 수정된 시안이 문제가 되지 않으면 3월말까지 게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광고 게재 전, 해당 시안이 문제 될지 몰랐냐’는 질문에 관계자는 “한 달에 1000건이 넘는 광고 시안이 들어오는데 미처 발견하지 못한 것 같다. 앞으로 더 꼼꼼하게 확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