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북 울진군에서 불길이 마을 앞 도로까지 번지고 있다. /유튜브

4일 경북 울진 북면에서 큰 산불이 발생해, 주민들이 긴급 대피한 가운데 인근 산 속에 위치한 동물보호소에서 인스타그램으로 애타는 구조 요청을 보내왔다. 사람은 빠져나올 수 있지만, 100여마리 넘는 보호동물을 모두 대피시킬 수 없어 모두 불타 죽을 위기라는 호소였다..

울진군 유기동물 보호센터는 이날 오후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울진 보호소 바로 옆 마을까지 불길이 번지고 있다고 합니다. 강풍 속에서 불길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울진 보호소는 산 속에 있어요. 100여마리가 넘는 아이들을 대피시킬 여력도, 대피 장소도 없어요. 바람 방향이 조금만 바뀌어도 우리 아이들 다 타 죽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단체마다 구조 요청 DM(다이렉트 메시지)부탁드립니다. 커넬(애완동물을 옮길 때 쓰는 우리)과 큰 차들의 도움이 시급합니다”라고 요청했다.

경북 울진 화재 현장 /울진군 유기동물 보호센터 인스타그램


이 단체가 공개한 화재 현장을 보면, 한 자동차 운전자가 새빨간 불꽃과 불길을 뚫고 지나간다. 뿌연 연기 탓에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도로 옆 산 곳곳에는 불길이 치솟았다.

경북 울진 화재 현장 /울진군 유기동물 보호센터 인스타그램

산림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7분쯤 울진군 북면 두천리 야산 도로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났다. 산림당국은 빠른 진화를 위해 오후 2시 10분 기준 ‘산불 3단계’와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 ‘심각’을 발령했다.

‘산불 3단계’는 예상 피해 면적이 100ha 이상, 평균 풍속 초속 10m 이상일 때 발령되는 최고 수준의 동원령으로, 광역 단위의 가용 인력과 진화헬기가 총동원된다.

4일 경북 울진군 북면 두천리 289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확산되고 있다. /산림청

현재 울진에는 건조경보가 발령된 가운데 상대 습도가 15% 안팎으로 대기가 매우 건조한데다 순간 최대 풍속 초속 25m의 강한 바람까지 불어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울진군은 불이 민가로 확산할 것을 우려해 주민 대피령을 발령했다. 두천리와 상당리, 하당리, 사계리, 소곡리 주민 650여명은 마을회관과 학교, 보건진료소 등으로 대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