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1호선에서 한 젊은 남성이 나이 든 승객에게 폭언 하는 모습. 젊은 남성의 왼쪽 가슴에 있는 보디캠(빨간색 원)이 보인다. /유튜브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한 남성에게 무차별 폭언을 들은 피해 노인의 자녀가 법적 대응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영상 속 피해 노인의 아들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이날 아버지를 설득해 지하철 수사대에 고소장을 접수하려고 했지만, (아버지가) 화를 내시며 이제 와서 영상 속 인물은 본인이 아니라고 했다”며 “설사 본인이래도 이런 하찮은 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하신다”고 전했다.

이어 A씨는 “아버지를 찾아뵙고 다시 한번 설득하려고 한다”며 “전문 변호사와도 상담을 마쳤다. 최대 2000만원 규모의 민‧형사소송을 동시에 진행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설사 아버지가 완강히 고소를 안 한다고 해도 다른 어르신들, 우리의 아버님들을 위해 어떤 방식으로든 매질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소셜미디어에는 ‘1호선 패륜아’라는 제목의 영상이 확산됐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지하철 1호선 수원행 열차 내에서 촬영된 것으로, 영상에는 젊은 남성이 앉아있는 노인 승객에게 욕설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 남성은 노인에게 “인간 같지 않은 xx. 나이도 xx 많은 거 같은데 인생 똑바로 사세요. 직장도 없지? 그 나이 먹고 차도 없어서 지하철 타고 다니냐? 나 같으면 죽었어. 왜 살아”라고 끊임없이 폭언을 내뱉는다. 이에 피해 노인은 “미안합니다” “알겠습니다”라고 답한다.

우연히 이 영상을 보게 된 A씨는 지난 29일 커뮤니티에 “유튜브 영상을 보고 저의 아버지임을 알고 손이 떨렸다”며 “지하철 라인이나 갖고 계신 휴대폰, 정황, 외모, 목소리가 곧 팔순을 앞둔 저의 아버지가 확실했다”고 했다. 이어 A씨는 “눈물을 꾹 참고 아버지께 여쭤봤다. 처음에는 완강히 부인하다가 그런 일이 있었다고 인정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연세에 비해 감기도 잘 안 걸리는 건강한 분인데, 그날 이후 (아버지는) 10일 동안 몸살로 앓아누웠다”며 “(당시) 참 이상하다 생각했는데 이런 일이 있었는지 미처 몰랐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