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경찰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 커뮤니티에 경찰관들이 남긴 일부 댓글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인천 경찰 CCTV 공개 후 경찰 블라인드 여론’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을 두고 경찰청 직원들과 네티즌들이 주고받은 댓글을 모은 것이다. 해당 커뮤니티는 회사 이메일로 인증을 해야 글을 작성할 수 있다.
해당 글을 보면 경찰청 소속인 네티즌들이 “이 나라와 국민이 경찰을 이렇게 만들었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5년 일했는데도 한달 300 겨우 실수령인데 이걸로 밤새고 목숨 걸고 일하라고?” “계속 비하하고 멸시해봐. 중요한 순간에 보호 못 받는 건 너네다” “시민의식 높아서 층간 (소음) 분쟁에 살인미수 터졌네. 역시 시민 의식 굿” 등의 댓글을 남겼다.
경찰청 소속 한 네티즌이 “세금 좀 낸다고 고용주라도 되는 것처럼 끝까지 갑질하려고 든다. 경찰 무시하다 잘못 걸려봐야 정신 차리려나 싶다”라고 댓글을 달자, 한 네티즌이 “갑질을 했어야 갑질이라 하지. 직업 윤리랑 선서는 어디다 가져다 버렸나”라고 답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먼저 댓글을 달았던 경찰청 소속 네티즌은 “선서 그딴 거 없는데? 직업윤리도 소극 행정만큼 최소한으로 하는데 뭔 상관? 선서했다고 쳐도 갖다 버리면 된다”라고 답했다.
경찰청 소속인 다른 네티즌은 “이 사건과 별개로 경찰이 적절한 공권력 행사를 하더라도 책임져야 하는 게 너무 많다”며 “할 말 없으나 직원 2명의 잘못된 대처를 13만명 조직의 기본값으로 조리돌림 하는 분들이 너무 많다”라고 쓰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누가 강제로 시켰나” “돈 벌러 간 거면 일은 해야지” “돈 두 배 받는다고 일할 것 같으냐” “힘들면 관둬라” 등 경찰청 소속 이용자들의 댓글을 비난하는 반응을 보였다.
인천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은 지난해 11월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발생했다. 흉기 난동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에서 경찰관이 피해자를 구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하면서 피해자들이 직접 가해자를 제압하는 등 경찰의 부실 대응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 부부와 자녀는 흉기에 찔려 부상을 입었고 특히 아내는 목 부위를 찔려 뇌경색 수술까지 받아야 했다.
지난 5일 사건 당시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출동한 경찰관에 대한 비난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영상에는 경찰관 2명이 빌라에 들어갔다가 나오고, 한 경찰관이 현장 진압 대기 중 범행 장면을 흉내내는 모습 등이 포착됐다.
일부 네티즌들은 “경찰관들의 뻔뻔한 댓글을 보니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가 생각난다”고 했다. 지난해 3월 LH 임직원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후 네티즌들이 비난하자, LH 소속의 한 네티즌은 블라인드에 “꼬우면 우리회사로 이직하든가”라는 글을 올렸다. 해당 이용자는 당시 “어차피 한두 달만 지나면 사람들 기억에서 잊혀져서 물 흐르듯이 지나가겠지”라며 “난 열심히 차명으로 투기하면서 정년까지 꿀 빨면서 다니련다. 이게 우리 회사만의 혜택이자 복지”라고 말했다. 이 글은 네티즌들의 공분을 샀고, 이틀 후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가능한 방법으로 조사해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LH 또한 해당 이용자를 명예훼손과 신용훼손, 모욕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