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이 지난해 9월 25일 세계양궁선수권대회 여자 단체 결승전에서 시위를 당기고 있다. /조선DB

도쿄올림픽 양궁 3관왕 출신의 안산(21·광주여대)이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해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후원한 이유를 밝혔다. 일부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서 안산의 전장연 후원을 두고 비판이 제기되자 평소 경기 외적인 요소에 대해선 함구하던 안산이 입장을 밝힌 것이다.

안산은 21일 강원 원주양궁장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최종 2차 평가전에서 리커브 여자부 3위를 차지하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따냈다.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최근 전장연 후원 글을 올린 이유를 설명해달라’는 질문이 나왔고, 안산은 “나는 광주여대 초등특수교육과에 다니고 있다”고 답했다.

특수교육과는 장애가 있는 학생을 가르치는 특수교사를 양성하는 학과다. 안산은 그러면서 “난 국가대표로서 기자회견장에 나와 있다. 경기력 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안산은 그간 본인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대부분 침묵해왔다. 도쿄올림픽 기자회견에선 ‘페미니스트 비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안산은 “경기 외적인 질문에는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날 전장연 후원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특수교육과에 다닌다”는 답변을 남긴 것이다.

안산 선수가 지난 14일 트위터에 올린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후원 글 /안산 트위터

앞서 안산은 지난 14일 트위터에 전장연에 50만원을 후원한 내역을 캡처해 올렸다. 그는 사진과 함께 “비장애인이 불편함을 감수하는 게 당연한 세상이 오기를”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글에선 “혹시나 찾는 분들이 계실까 적어놓는다”라며 전장연 후원 계좌를 공유했다. 해당 트위터는 1만4000회 이상 공유됐다.

보수 성향 커뮤니티에선 안산을 향한 비판을 쏟아냈다. 출퇴근길 시위 방식을 두고 전장연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간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안산이 전장연 지지를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에펨코리아에는 안산의 글을 두고 “내가 왜 불편을 감수해야 하나” “왜 모두가 불편해져야 하나. 모두가 편하면 안 되나” “엘리트 스포츠 선수가 이렇게 함부로 행동해도 되나”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장애인 정책이 미흡하다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한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승강장에 전장연의 요구가 담긴 손팻말이 붙어있다./연합뉴스

전장연은 지난해 12월부터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탈시설 권리 등을 요구하며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벌여왔다. 이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차질을 빚는 등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이후 이 대표가 “시민을 볼모로 삼은 투쟁 방식”이라고 시위를 평가하면서 전장연 시위 방식을 놓고 여러 말이 나왔다. 이 대표와 박경석 전장연 대표는 지난 13일 장애인 이동권 보장 등을 놓고 1대1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전장연은 지난달 29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사회복지분과 위원들과 만나 ‘지하철 전 역사 엘리베이터 2개씩 설치’ ‘내년도 탈(脫)시설 자립 지원 시범예산 807억원 편성’, ‘활동 지원 예산 1조2000억원 증액’, ‘평생교육시설 예산 134억원 편성’ 등을 요구했다. 이후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잠정 중단하고 매일 1명씩 삭발식을 하는 방식으로 시위 방법을 바꿨다.

전장연은 이날 인수위의 장애인 정책이 미흡하다며 21일부터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