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와 피해자 윤모씨의 생전 대화. /MBC '실화탐사대'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씨가 사망한 남편 윤모(당시 39)씨의 돈을 2억원 가량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윤씨가 생전 “빚이 너무 많다”며 울면서 헤어지자고 호소하는 통화도 공개됐다.

21일 SBS가 공개한 일산 서부경찰서의 수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이씨는 윤씨의 돈을 다양한 방식으로 빼돌렸다.

윤씨의 통장에서는 이씨와 공범 조현수(30)씨 외에도 이씨의 부친, 친구 3명 명의의 통장 등 총 6개 계좌에 2억1000만원이 건네졌다. 이씨 주거지 인근 은행에서는 현금 2400만원이 인출됐다.

결국 윤씨는 2018년 6월 채무가 1억2800만원으로 불어나 개인회생 대상이 됐다.

21일 MBC ‘실화탐사대’가 공개한 통화 녹음 파일에도 윤씨가 빚 때문에 힘들어하는 정황이 담겼다.

윤씨는 “우리 그냥 그만할까, 헤어질까”라며 “좀 지친다”고 말했다. 이씨는 “오빠 정말 나 그만 만나고 싶어?”라고 물었고, 윤씨는 “여보가 나 어제 때린 것 때문에 그런 건 전혀 아냐. 너무 돈이 없으니까”라고 답했다. 이어 “빚이 너무 많다. 회사 빚도 넘치고, 지금 얼마인지도 모르겠다”며 울면서 호소했다. 그러나 이씨는 윤씨가 갖고 있던 돈 일부를 월세를 내는 데 사용했다고 하자 “월세 내지 말고 있으라고 하지 않았냐”며 다그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인천지검 형사2부(부장 김창수)는 구속된 이씨와 조씨를 상대로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윤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계곡물에 뛰어든 윤씨를 구조할 수 있었으나 일부러 하지 않았다고 보고 부작위에 의한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