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탑승 시위가 22일에도 이어진 가운데, 이날 다른 장애인 단체가 “앞으로 전장연 시위를 막겠다”고 밝혔다. 한국교통장애인협회(교통장애인협회)는 오는 26일부터 전장연이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하면, 회원 10여 명씩 그 장소를 찾아가 시위를 막겠다고 했다. 김락환 교통장애인협회 중앙회장은 “전장연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무너뜨리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며 “자신들이 장애인들의 대표인 양 행동하지 말라고 경고할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전장연은 21일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시위를 재개한 후 이날도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였다. 오전 8시쯤 서울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기자회견과 삭발 시위를 진행한 뒤, 오전 9시쯤 수서 방향 열차에 탑승했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 등은 휠체어에서 내려와 ‘오체투지’(사지와 머리를 바닥에 대고 엎드리며 절하는 것)를 하며 열차 안으로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들은 “왜 불법 시위를 하느냐” “서민들 다니는데 이게 뭐 하는 건가”라는 항의가 나오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시위에 대해 “열차가 3~5분 지연됐으나, 출근 시간을 비켜가 큰 혼란은 없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또 이날 기자회견에서 “추경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 전장연을 증인으로 채택해 기재부가 장애인 권리 불평등을 방치해온 걸 증언하도록 해달라”며 “그러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지하철 시위를 멈추겠다”고 했다. 전장연은 장애인 이동권 보장과 각종 장애인 예산 확대 등을 요구하며 작년 12월부터 출근 시간 지하철 탑승 시위를 하고 있다. 오늘이 28번째 시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