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는 20대 남성이 최근 5년 사이 두 배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연령대 남성 중 증가 폭이 가장 컸고, 환자 수도 가장 많았다.

본지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울증 판정을 받은 20대 남성은 5만8649명이었다. 5년 전인 2016년(2만7891명)과 비교해 약 110% 증가했다. 2016년엔 전 연령대 남성 중 우울증을 앓는 20대가 10대, 80대 이상, 30대에 이어 네 번째로 적었지만, 지난해에는 20대 환자가 전 연령대 남성 중 가장 많았다. 하지현 건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과거보다 남성들의 감수성이 훨씬 예민해졌다”면서 “기성세대 남성들은 우울증을 앓아도 숨겼지만, 20대 남성들은 ‘힘든 건 힘든 것’이라고 말하며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군 복무에 대한 압박감이 20대 남성들의 우울감을 관통하는 핵심이라고 지적한다. 나해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정신과를 찾는 20대 남성 절반 이상은 군대 문제를 호소한다”면서 “‘헬리콥터 맘’이란 말처럼 부모들의 과보호를 받으며 자란 젊은 세대는 가정과 학교에서 통제받은 경험이 적다 보니 군에서 처음 겪을 사회와의 단절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매우 높은 편”이라고 했다. 전덕인 한림대 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취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젊은 세대가 군 복무를 앞두고 느끼는 압박감도 함께 늘어났다”면서 “20대 초중반 남성들은 학업 단절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견디기 어려워한다”고 했다. 2019년에 육군으로 만기제대한 안모(26)씨는 “분대장 시절 자살하겠다는 후임을 두 명 봤고, 한 명은 실제로 손목을 그었다”면서 “둘 모두 평소 ‘왜 내가 여기 있어야 하나’ ‘제대 후 사회에 다시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을 토로했다”고 했다.

실제 정신과 질환으로 현역 입영 대상에서 제외되는 인원은 매년 가파르게 늘고 있다. 병무청에 따르면, 신경정신과 질환으로 현역 판정 불합격(5~7급)을 받은 인원은 2010년 3401명에서 2020년 6870명으로 10년 새 두 배가량 증가했다. 현역으로 입영했지만 정신과 문제로 귀가 조치된 인원수도 증가 추세다. 지난 2020년 훈련소 입소 후 정신과 질환으로 귀가한 입영병은 4481명이었다. 10년 전인 2010년(1468명)과 비교하면 세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수치였다.

〈특별취재팀〉 김윤덕 주말뉴스부장, 김연주 사회정책부 차장, 변희원 산업부 차장, 김경필 정치부 기자, 유종헌 사회부 기자, 유재인 사회부 기자, 윤상진 사회부 기자